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그룹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0.15%까지 상승했다. 이달 들어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호반산업이 한진칼 주식 91만9074주를 추가 취득한 결과다. 이로써 호반과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 측 지분(20.56%) 격차는 0.41%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사실상 조 회장의 경영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선 셈이다.
◇4년 4개월간 8700억 투입…지분가치 1.8조 육박
호반의 한진칼 지분 매집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당시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 중이던 강성부펀드(KCGI) 보유 지분을 인수하며 단숨에 한진칼 주요 주주에 오른 호반은, 2023년 10월 팬오션 보유 지분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2대 주주 입지를 굳혔다. 2024년과 2025년에도 꾸준히 장내매수에 나섰고, 올해도 매수세를 멈추지 않았다.
지분 매입 주체도 다각화됐다. 초기에는 호반과 호반건설, 호반호텔앤리조트가 중심이었으나, 이번 공시를 통해 호반산업까지 매입 주체로 가세했다. 그룹사 차원에서 현금 여력이 풍부한 주요 계열사가 교대하면서 한진칼 지분 매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년 4개월 동안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총 8780억원 규모다. 주가 상승에 따른 현재 지분 가치는 1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앞서 호반건설이 지난 2022년 12월 보유 지분 일부를 장내 매도해 1259억원 현금화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사자 기조를 굳건히 유지해 온 결과다.
◇공시 의무 없는 단순투자…항공업 재도전 관측도
호반그룹이 공시상 밝힌 한진칼 투자 목적은 단순투자다. 단순 투자는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배당을 받거나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만 노리는 형태다. 그러나 시장에선 상장사인 호반 계열사들이 본업과 무관한 기업에 단순 시세 차익만을 목적으로 묶어둘 리 만무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호반그룹이 과거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기업이었던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하는 등 항공업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전적이 있다는 점이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오는 12월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호반이 한진칼 투자를 발판 삼아 항공업 진출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불필요한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단순투자 목적을 유지한다는 시각도 있다. 단순투자의 경우 일반투자와 달리 지분 변동 시에도 다음달 10일까지만 공시하면 되고, 투자 자금의 출처를 밝힐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호반기 현재 20% 넘는 지분을 보유하면서도 단순투자를 유지함으로써 필요한 공시 의무와 시장 경계심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공식 완료되는 12월이 기점이 될 것 같다”며 “호반이 투자 목적을 바꾸면서 주주 제안이나 액션을 취할 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