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기업발 '애국 투자'…토종기업으로 번지는 돈쭐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19일, 오후 07:0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한성기업(003680)에서 시작된 ‘애국 투자’ 열풍이 증시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상장유지 요건이 강화되면서 시가총액 기준선에 근접한 토종 기업들의 주식을 사 응원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상장 유지가 위태로운 토종 기업을 돕자는 취지의 주식 매수 인증이 잇따르고 있다.

불씨는 크레미 제조사인 한성기업이 지폈다.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시가총액 기준을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으로 높이는 등 상장유지 요건을 강화한 가운데 한성기업은 한때 시가총액이 300억원 아래로 떨어져 상장폐지 우려가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한성기업이 올해로 25회째 유엔 참전용사를 위한 음악회를 후원해왔다는 사실이 재조명됐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애국기업을 살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주식 매수 인증과 자사몰 제품 구매 인증이 잇따랐다.

이른바 ‘돈쭐 투자’가 이어지자 한성기업 주가는 지난 6일부터 상승해 8거래일 만에 4230원에서 1만4520원으로 240% 넘게 급등했다. 시가총액도 300억원 안팎에서 900억원대로 뛰었다. 한성기업은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관심과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상장사로도 번졌다. 모나미(005360)는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당시 일본산 필기구를 대체하는 대표 국산 브랜드로 주목받은 기업이다. 최근에는 애국 투자 흐름에 편승하면서 주가가 180% 넘게 급등했다.

가구업체 에넥스(011090)는 아동 보육시설과 복지기관에 학생용 가구와 침대, 수납장 등을 꾸준히 기부해 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입됐고, 주가는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에넥스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따뜻한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주주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게시하기도 했다.

비비안(002070) 역시 토종 브랜드를 응원하자는 투자심리가 유입되며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최근 시가총액이 상장유지 기준선 안팎에서 움직였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단순한 테마 매매를 넘어 기업의 상장 유지와 기업가치 제고를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투자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소비와 투자가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다시 기업가치 상승과 주주환원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최근 투자자들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라고 봤다. 나 연구원은 “그동안 ESG는 점수 중심의 평가가 많았지만 소비자와 투자자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같은 정성적 요소도 중요하다”며 “이런 가치까지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투자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애국’이라는 이유만으로 투자와 소비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결국 소비자가 먼저 찾는 경쟁력 있는 제품과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선순환도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 연구원은 “품질과 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소비자를 확보하고, 그 성과가 실적과 주주환원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애국 소비와 애국 투자가 지속 가능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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