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에 레버리지를 결합한 구조는 그 자체로 높은 위험성을 내재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개인투자자 비중이 절대적인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을 경우, 쏠림과 과열은 충분히 예견 가능한 시나리오였기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번 상품이 애초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도입됐다는 점이 뼈아프다. 국내 증시는 소수 대형주에 쏠린 높은 편중성, 잦은 급락·급등으로 대표되는 변동성 문제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이런 시장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도입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조금만 냉정하게 계산해 봐도 결과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영역이었다.
금융당국은 사태가 불거진 이후 제도 보완과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대응 속도 자체는 빨랐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사후 처방에 불과하다. 시장의 신뢰를 훼손한 뒤 내놓는 대책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마저도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렇다고 상장을 폐지하는 것은 더 상상하기 어렵다. 무려 10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이 몰린 상품을 폐지한다면 시장 충격과 신뢰 붕괴는 불 보듯 뻔하다. 개별 투자자 피해는 물론, 정책 일관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증폭될 수밖에 없다.
당국의 정책으로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이제 그 다음은 책임론으로 시선을 돌려야 할 때다. 사태 이후 논의는 추가 대책에만 집중되고 있을 뿐, 정작 책임 소재를 가리는 작업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원·달러 환율을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재정경제부가 기획하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해 출시된 것이 시장의 정설이다. 시장을 감독하는 금융당국의 수장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장면은 상징적이다. 정말 필요했던 것은 바로 그 시점의 ‘드러눕기’였을 것이다. 물론 뒤늦은 후회는 교과서에나 남을 뿐,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되돌려주지는 못한다.
금융시장의 신뢰는 사후 규제가 아니라 사전 필터링에서 나온다. 이번 사태를 두고 각 기관이 스스로의 역할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이 상품의 출시는 과연 누구의 책임 아래, 어떤 근거와 검증을 토대로 허용된 결정이었는지 명명백백하게 공개돼야 하며, 그 과정에서 책임지는 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제2, 제3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를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