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인수 방식 바꿔야”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21일, 오후 02:0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1일 현대차(005380) 이사회를 향해 보스턴다이나믹스(BD) 지분 인수 방식 변경을 촉구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과거 BD 지분 20%를 개인 명의로 취득한 것을 두고 회사의 투자 기회를 개인에게 제공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만큼 이번 기회에 잔여 지분을 회사가 보유하는 구조로 정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거버넌스포럼 “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인수 방식 바꿔야”
포럼은 이날 ‘현대차 이사회에 드리는 5가지 제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정 회장이 BD 잔여 지분 일부를 추가 인수한다면 개정 상법의 시험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포럼은 BD 잔여 지분 9.65%를 현대차와 계열사들이 기존 지분율대로 나눠 인수하는 대신 현대차가 미국에서 지배하는 HMG 글로벌이 전량 인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정 회장이 약 5년 전 개인적으로 BD 지분 20%를 인수할 당시 법률전문가들은 정당성을 지적했다”며 “공정거래법상 ‘사업 기회 제공 금지’와 상법상 ‘이사의 회사 기회 유용 금지’ 규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상 사업기회 제공 금지는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이 회사에 큰 이익이 될 유망한 사업 기회를 특수관계인(지배주주 일가 등)이나 그들이 지배하는 회사에 몰아주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다. 회사가 직접 또는 다른 계열사를 통해 할 수 있는 사업을 의도적으로 포기하거나 넘겨주는 행위가 포함된다.

포럼은 이외에도 고려아연·KT 지분 매각,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투자 축소, 우선주 중심 자사주 매입·소각 등 5가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제안했다.

HMG 글로벌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5%(약 1조원)와 현대차가 보유한 KT 지분 5%(약 7000억원)은 각각 매각해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HMG 글로벌이 미래 신사업 투자 목적으로 설립됐음에도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설립 목적과 맞지 않고, KT와의 상호주 구조 역시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GBC 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촉구했다. GBC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그룹 3사가 공공기여금 2조원, 공사비 5조원을 투입해 2031년 완공 예정인 상업용 건물 프로젝트다.

포럼은 이에 대해 “입찰 당시 지분율 55%를 적용해도 현대차의 GBC 총 투자액은 자기자본 132조원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라며 과도한 자본 배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상업용 부동산 리츠회사가 아닌 자동차, 모빌리티 회사”라며 “지금이라도 현대차그룹 3사의 GBC 지분을 (부분) 매각 내지 유동화해 미래 모빌리티에 투자하라”고 촉구했다.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우선주 중심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주문했다. 지난해 현대차가 우선주 할인율을 고려해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집행에서는 보통주 매입 비중이 훨씬 높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포럼은 “현재 현대차 2우선주가 보통주의 약 47%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동일한 금액으로 우선주를 매입·소각할 경우 보통주보다 2배 이상의 주주환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의 이사회 구성에 대해서는 국내 대기업과 비교할 때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현대차 이사회는 총 12명으로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올해 3월 선임된 김수이 전 캐나다공적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총괄대표와 벤자민 탄 전 싱가포르투자청(GIC)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국제 금융 전문가로 평가했다.

다만 포럼은 “최근 1~2년간 현대차 이사회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인상적인 역할을 했다는 기억이 없다”며 “자본배치 전문가인 사외이사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