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전 유보한 알테오젠…'코스닥 살리기' 마중물 되나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22일, 오후 07:38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코스닥 시가총액 1위 바이오기업인 알테오젠(196170)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잠정 유보하면서 ‘대장주’ 이탈 우려에 시달리던 코스닥 시장이 일단 한숨을 돌렸다. 코스닥 활성화를 내건 정부 정책과 벤처·혁신 생태계의 요구가 맞물린 대표적인 사례로, 침체된 코스닥 시장을 살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최근 이사회에서 코스피 이전 상장 계획을 일단 보류하고 코스닥에 잔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앞서 코스닥협회 등 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을 향해 “코스닥에 남아달라”는 공개 호소문을 내며 코스피 이전에 따른 코스닥 대장주 공백과 벤처 생태계 위축을 우려해 왔다.

알테오젠은 자본시장 환경 변화와 최근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추진 중인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및 회사의 성장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일단은 코스닥에 잔류하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극대화에 더욱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회사 측은 “자체 분석 결과 알테오젠이 코스피200 편입 시 예상 비중은 약 0.3% 수준으로 2025년 이사회 결의 당시 추정치 대비 약 69% 낮아졌다”며 “외부 기관 분석에서도 코스피 이전 시 ETF(상장지수펀드) 등 패시브 자금 유출입을 비교했을 때 약 3600억원의 순유출이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증권사 리포트에서도 수급과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코스닥 잔류가 현 시점에서 더 합리적인 결정으로 평가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하면 코스닥에서 성장 스토리를 이어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세웠다고 해석할 수 있다.

코스닥 시장 입장에선 최상위 성장주의 이탈을 막으면서 지수 충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천(1000)스닥’까지 올랐던 코스닥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750선까지 급락한 상태다. 코스닥 시장은 현재 바이오를 비롯해 성장주 전반이 초토화된 상황인데, 알테오젠과 같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이전은 추가 하락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으나 당장은 부담을 덜게 됐다.

코스닥협회 측은 “알테오젠은 국내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혁신기업으로서, 뛰어난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코스닥시장의 성장과 위상을 높여온 상징적인 기업”이라며 “앞으로도 코스닥 시장에서 투자자들과 함께 성장의 결실을 나누기로 결정한 것은 우리 자본시장과 혁신기업 생태계에 매우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번 결정은 정부와 시장이 논의 중인 코스닥 세그먼트(승강제) 도입과 연기금·기관의 코스닥 투자 확대 로드맵에도 마중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대장주가 남아 있는 만큼, 향후 연기금 벤치마크에 코스닥 비중을 늘리고 지수 추종 자금을 유입시키는 정책 설계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 측은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하기 좋은 시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제도 개선과 정책 건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보는 시각도 비슷하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코스닥 리서치 센터장은 “정부가 준비 중인 코스닥 활성화 대책, 이른바 세그먼트 도입과 관련해 알테오젠은 대표적인 코스닥 바이오 기업으로서 정책 수혜에 편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그 효과를 확인한 뒤 이전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점에서 유보를 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이전이 더 이상 ‘주가 상승 보증수표’로 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테오젠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봤다. 그는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긴 기업들의 지난 주가 추이를 보면, 주가가 확 달라진 사례가 많지 않다”며 “알테오젠이 이런 부분을 합리적으로 파악해 이전 효과를 냉정하게 따져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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