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던 ETF 성장세 ‘제동’…한달 새 100조 증발

주식

이데일리,

2026년 7월 22일, 오후 07:41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질주하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락장에 멈춰섰다. 지난 5월 사상 첫 500조원을 돌파했던 ETF 순자산총액은 최근 400조원 초반으로 쪼그라 들었다. 특히 레버리지 ETF 순자산이 반토막 나는 등 고위험 상품의 변동성이 두드러졌다. 다만 이는 평가액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ETF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2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 20일 기준 437조원43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2일 기록한 사상 최대치인 533조2361억원과 비교하면 약 한 달 새 100조원가량 줄어든 규모다.

이후 2거래일 연속 코스피 반등에도 ETF 시장이 500조원대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는 전일 3.56% 상승한 데 이어 이날 0.74% 올라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448조8045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국내 ETF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해 왔다. ETF 순자산은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6월 2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들어서는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 지난 4월 400조원을 넘어선 뒤 불과 42일 만에 500조원 시대를 열었다.

ETF 시장이 뒷걸음친 건 국내 증시 급락 영향이다. 단순 자금 유출뿐 아니라 ETF가 편입한 종목 주가가 하락하면서 순자산이 감소했다. 특히 순자산 규모가 큰 코스피 지수 추종과 반도체 테마, 레버리지 ETF가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ETF 시장에서 운용 규모가 가장 큰 ‘KODEX 200’의 경우 최근 한 달(6월 22일~7월 20일) 사이 순자산(AUM)이 9조원 넘게 급감했다. 전체 ETF 중 운용 규모 6위를 차지하는 ‘TIGER 반도체TOP10’ 역시 같은 기간 순자산이 4조원 이상 감소했다.

‘KODEX 레버리지’ 순자산은 같은 기간 10조8035억원에서 5조3213억원으로 절반가량 축소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14종의 순자산총액 역시 이 기간 16조48억원에서 8조510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기초자산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은 상승장에서 순자산이 빠르게 늘지만 주가가 하락할 때는 감소 속도도 빨라진다. 반도체와 레버리지 등 증시 상승기 및 고위험 상품에 기댄 국내 ETF 시장의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다만 ETF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지난 한 달간 시장이 100조원가량 축소되는 동안에도 개인들은 약 13조원 규모의 ETF를 순매수했다. 시장 규모는 줄었지만 개인 자금은 오히려 유입된 셈이다. 개별 주식에서 ETF로 자금 이동이 활발한 데다 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도 늘고 있는 만큼 장기 성장 기반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한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ETF는 자금 유입을 지속하며 자산관리 핵심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등으로 ETF를 포함한 장기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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