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노후자금으로 왕 노릇, 수사의뢰해야"...시민단체, 국민연금 쇄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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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7월 24일, 오후 02:03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부동산투자실장의 갑질 및 권한 남용 의혹으로 직무배제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이번 사태를 개별 임직원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 내부통제 시스템의 실패로 규정하고 강도 높은 쇄신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한국노총·참여연대 등 3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은 24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재점화된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관련 의혹은 구조적 내부통제 실패가 근본적 원인"이라며 "철저한 사실 규명은 물론 지배구조 개선과 제도적 통제장치 마련 등 쇄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연금공단은 갑질 및 업무권한 위반 의혹 등으로 내부 감사를 받던 기금운용본부 부동산투자실장에 대해 지난 16일 자로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부동산투자실장은 지난해에도 유사한 갑질 의혹으로 감사를 받았다가 국민연금 이사장 교체기에 무혐의 종결됐으나, 최근 관련 투서 및 제보 등 문제제기가 이어지며 공단이 재감사에 착수한 상태다.

연금행동 측은 부동산투자실장을 둘러싸고 채용 과정의 공정성 논란을 비롯해 투자 집행과 위탁운용사 관리 등 운용 전반에서 수차례 문제가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부동산투자실장은 채용 전부터 대체투자 경력의 적절성 논란 끝에 지난 2023년 12월 임명됐다. 이후 실장 주도 하에 추진된 △서울 중구 ‘더 익스체인지 서울’ 개발사업 투자 △홍콩 오피스 ‘타워 535’ 추가 투자 △서울 역삼동 센터필드의 무리한 위탁운용사(GP) 교체 강행 등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투자와 관련해 위탁운용사를 상대로 한 갑질과 채용 지시, 전직 기금운용본부 부문장에 대한 전관예우성 이해상충, 학연·인맥을 통한 유착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돼서다.

연금행동은 "그간 부동산투자실장을 두고 숱한 제보가 이어졌음에도 셀프감사, 부실감사 논란을 빚으며 묻힐 뻔한 일이 재감사에 들어간 것은 천만다행"이라면서도 "이번 사태의 본질은 개인의 일탈로 볼 것이 아니라, 불투명하고 폐쇄적인 조직운영을 거듭해온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의 구조적 내부통제가 실패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기금운용본부 관련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는 것은 물론, 지배구조 개선·제도적 통제장치 마련 등 쇄신 대책을 통해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 책임기관으로서의 신의·성실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거듭나야 한다"며 "만약 공단 내부에서 꼬리자르기식으로 개인을 징계·문책하는 것으로 끝내고 만다면 국민 노후자금을 권력화하며 금융시장의 왕으로 군림하려 하는 제2, 제3의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연금행동은 공단과 정부, 국회를 향해 △기금운용본부 내부 통제 시스템 개선 △위탁운용사 선정 기준 공개 및 부당한 압력 금지 제도 마련 △수사기관을 통한 진상규명 및 내부고발자 보호 등 3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연금행동은 우선 기금운용본부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혁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등 기금 관련 의사 결정 및 외부 감독기구가 실질적인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가입자대표성과 독립성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와 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해 부당한 개입이나 압력을 차단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수사기관을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내부고발자 보호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연금행동은 "의혹 제기의 발단이 된 투자기밀 유출 경위 조사가 의혹 당사자를 비호하는 수단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며 "본질인 의혹 자체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차기 기금운용본부장(CIO)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언급하며, 신임 본부장 후보자들을 향해서도 조직 쇄신안과 대책을 요구했다.

연금행동은 "CIO 후보자들은 앞으로 국민 노후자금을 관리하고 운용한다는 중대한 책임을 맡는다"며 "기금운용에 대한 철학과 비전은 물론,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기금운용본부를 쇄신할 혜안과 대책을 갖고 공모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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