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었던 사모시장에 개인도 접근할 기회가 생기면서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의 무게중심이 기관에서 리테일로 점차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뱅가드·웰링턴과 '사모시장 투자펀드' 출시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최근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 세계 최대 독립 자산운용회사 웰링턴 매니지먼트와 손잡고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시장 투자펀드 2종을 출시했다.
블랙스톤 (사진=AFP)
이번에 선보인 상품은 'WVB 블랙스톤 올 프라이빗 펀드(WVB Blackstone All Privates Fund)'와 'WVB 올 마켓 펀드(WVB All Markets Fund)'다.
WVB 블랙스톤 올 프라이빗 펀드는 블랙스톤이 운용하는 사모펀드와 사모신용, 사모 인프라, 부동산 퍼페추얼 펀드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사모자산 특성을 고려해 환매 한도는 3%로 제한했다.
WVB 올 마켓 펀드는 블랙스톤의 사모자산에 뱅가드의 액티브 채권 및 인덱스 전략, 웰링턴의 액티브 공모주식 운용을 결합한 멀티에셋 상품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환매 한도를 10%로 설정했다.
'액티브 채권'이란 펀드매니저가 비교지수(벤치마크)보다 더 높은 초과 수익을 내고자 종목 선택과 매매 시점을 직접 조절해 운용하는 채권 상품을 말한다. 반면 '인덱스 전략'은 코스피200지수나 S&P500지수 등 시장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투자하는 방법을 뜻한다.
역할도 분담했다. 웰링턴은 두 펀드의 수탁자로서 자산 배분을 총괄하고, 뱅가드는 채권과 인덱스 전략을 맡는다. 블랙스톤은 사모자산 운용을 담당해 각 사의 강점을 결합했다.
이 펀드들은 출시와 동시에 뱅크오브아메리카 프라이빗 뱅크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가 시작된다. 이번 상품은 공모시장과 사모시장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은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그동안 기관투자자 중심이던 대체투자가 개인투자자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사모투자 대중화"…대체투자 축 이동 전망도
블랙스톤 뿐 아니라 글로벌 운용사들도 공모와 사모자산을 결합한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예컨대 세계 최대 사모투자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공모자산 운용 강자인 캐피털그룹은 공모·사모 자산을 결합한 개인투자자 대상 상품을 공동 출시했다.
양사는 공모채권과 사모채권을 결합한 상품도 함께 출시했다. 크레딧 투자에 초점을 맞춘 '캐피털그룹 KKR 글로벌 멀티섹터+'는 유럽과 아시아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며 투자 비중은 공모 60%, 사모 40%로 구성된다.
해당 펀드는 투자자와 자산 관리사들의 수요를 반영해서 '분산 투자'와 '높은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전체 자산의 약 40%를 KKR이 운용하는 사모대출(프라이빗 크레딧) 자산에 배분한다.
업계에서는 기존 기관투자자 중심이었던 사모투자 접근성이 개인투자자에게까지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운용사들이 기관 자금 의존도를 낮추고 리테일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에게는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겼고, 운용사에는 새로운 자금 조달 창구가 생긴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그렉 데이비스 뱅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사모시장 투자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며 "이번 상품은 그 격차를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하인스 웰링턴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도 "공모시장만으로는 오늘날 경제를 충분히 대표하기 어렵다"며 "개인투자자의 사모시장 접근성을 확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모시장 투자가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개인도 공모와 사모를 함께 담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의 무게중심이 기관에서 리테일로 점차 이동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