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6000선이 붕괴된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순보유잔고액은 18조86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첫 거래일인 지난 1일 20조5615억원과 비교하면 2조4746억원(12.04%) 감소했다. 올해 들어 가장 많았던 지난달 1일의 22조8164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4조7295억원(20.73%) 줄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공매도 잔고는 고점보다 낮아졌다. 지난 23일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순보유잔고액은 6조2354억원으로, 지난 1일 6조4539억원보다 2185억원(3.39%) 감소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4월28일의 8조2121억원과 비교하면 1조9767억원(24.07%) 줄어든 규모다.
공매도 ‘실탄’으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잔고도 감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주식 대차거래 잔고는 151조9702억원으로, 지난 1일 180조2947억원보다 28조3245억원(15.71%) 감소했다. 지난달 15일 195조3006억원까지 불어나며 200조원에 근접했던 고점과 비교하면 43조3303억원(22.19%) 줄었다.
대차거래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일정 기간이 지나 반환하는 거래다. 빌린 주식이 모두 공매도에 활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를 위한 주식 차입 수요가 상당 부분 포함된 탓에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공매도 순보유잔고와 대차거래 잔고가 최근 고점보다 줄어든 것은 추가 하락에 대비한 포지션이 일부 정리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증시는 중국 반도체 기술 자립 우려로 글로벌 반도체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오르면서 대규모 AI 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도 부각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국내외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까지 겹치며 변동성이 커졌다.
◇“바닥 신호” vs “확실한 매수 주체 없다”…엇갈린 분석
다만 증시가 단기 저점에 가까워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요 282개 종목 가운데 236개인 83%가 자체 주가 순환주기상 ‘사(死·쇠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쇠(衰·어깨)’ 단계까지 포함하면 비중이 90%를 웃돈다. 단기적으로는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신규 매수를 자제해야 하는 구간이지만, 하락 사이클이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에서는 저점 반등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하는 상황을 가정해도 코스피의 가격 부담은 낮다고 평가했다. AI 관련주 조정 역시 투자 사이클의 종료라기보다 설비투자 규모보다 자본 효율성과 수익화 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평가 기준이 바뀌는 과정으로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쇠·사 단계 비중이 90%를 웃도는 것은 저점 반등 시그널”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인 주당순이익(EPS) 30% 감소를 반영해도 코스피는 저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회의론은 사이클 종료가 아니라 다음 국면을 위한 조정 단계”라며 “산이 높았기 때문에 골도 깊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수의 가격 매력만으로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투자자 예탁금이 지난 6월 초 약 140조원에서 이달 24일 106조원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하락 초기에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낸 개인의 추가 매수 여력도 제한됐다는 이유에서다. 극심한 변동성 속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복귀 시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기술적 과매도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밸류에이션 역시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위치해 있다”며 “다만 뚜렷한 매수 주체가 부재하다는 점이 반등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조정은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유동성이 제한적인 환경에서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라며 “단기적으로는 빈번한 포지션 변경을 지양하고 주요 이벤트를 확인하며 점진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