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키운다더니 규제가 발목…"공정거래법 예외 적용해야"

주식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후 06:42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정부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활성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작 공정거래법이 대기업 계열 리츠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투자와 자산 유동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리츠까지 일반 기업집단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 만큼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기업 리츠도 '공정거래법' 규제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리츠업계에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를 개정해 리츠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예외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시행령 제38조 제1항은 '직전 사업연도 자산총액 합계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준(準) 대기업'으로도 불린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지배구조 △계열사 간 내부거래 △대규모 거래 등에 대해 공시 의무가 강화된다. 해당 법령에서는 일부 기업집단을 '예외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지만, '리츠'는 제외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대기업 계열 스폰서 리츠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소속될 경우 △엄격한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와 △내부거래 공시 의무를 적용받게 된다.

'스폰서 리츠'란 대기업이나 금융그룹 등 대형 모기업(스폰서)이 대주주로 참여해 지분을 보유하거나, 자사 보유 우량 부동산을 공급하며 신뢰성과 자산 공급을 뒷받침하는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말한다.

문제는 리츠는 일반 사업회사와 달리 투자자 자금을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하고 배당하는 투자기구라는 점이다. '투자기구' 역할을 하는 리츠가 '기업 지배'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와 동일한 잣대를 적용받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자산유동화 목적까지 규제" 논란

대기업들도 스폰서 리츠를 설립해서 보유 부동산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규제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들 입장에선 리츠가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투자기구임에도 계열사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 제약이 생긴다는 것이다.

리츠 업계에서는 자금 유치 및 신속한 의사결정에 제약이 생긴다는 이유로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이 지난 5월 28일 한국리츠협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센터빌딩에서 열린 '2026년 5월 리츠 투자간담회(IR)'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수 기자)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이 지난 5월 28일 한국리츠협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센터빌딩에서 열린 '2026년 5월 리츠 투자간담회(IR)'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성수 기자)
앞서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회장은 대기업 계열 스폰서리츠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삼성 등 대기업들도 리츠를 활용해 자산 유동화를 추진하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기업집단 규제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다"며 "기업 지배 목적이 아닌 투자·유동화 목적까지 동일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리츠가 기업 지배 수단이 아니라 투자 및 자산 유동화 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리츠는 일반 기업과 구분되는 별도 제도로 운영되는 만큼 국내 역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리츠 활성화를 강조하면서도 관련 제도는 여전히 일반 기업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며 "대기업 계열 스폰서리츠를 육성하려면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 리츠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예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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