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변동성’ 장세에도 ELS 발행 급증…정부, ‘낙인’ 조기경보제 도입

주식

이데일리,

2026년 8월 05일, 오후 06:06



[이데일리 박민 김경은 기자] ‘역대급’, ‘사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쏟아질 정도로 심각한 주가 급등락을 보인 ‘7월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도 고위험 금융상품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은 되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LS 발행 급증은 주가가 이미 하락할 만큼 하락했다는 ‘바닥론’과 ‘저가 매수 기회’가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 2024년 투자 피해로 이어진 ‘홍콩 H지수 ELS 손실 사태’는 물론 ‘반도체 투자 정점론’ 등에 따른 증시 하락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정부가 ELS 원금손실구간(Knock In·낙인) 근접시 해당 상품 소비자에게 경보를 알리는 등의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7월 ELS 발행액, 전년보다 두배 늘어

5일 이데일리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한 달간 발행된 ELS는 1287개 종목, 총 3조5266억원(원화 3조3082억원·외화 2184억원)어치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두 배나 급증한 수준이다. 지난해 7월 ELS 발행규모는 908개 종목 1조7110억원(원화 1조5490억원·외화 1620억원)이다.

ELS는 주요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주가와 연계해 투자수익을 주는 파생금융상품이다. 만기까지 지수나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수익을 지급하고 기준점 아래로 가격이 내려가면 원금을 잃도록 설계됐다. 주가가 횡보하거나 일정 범위 내에서 하락하더라도 약정 수익을 추구할수 있지만, 정해진 수준 아래로 하락하면 원금 전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7월 한 달간 가장 많이 발행된 ELS 상품은 코스피 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종목이다. 총 2조7515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이어 미국의 대형주 주가 지수 중 하나인 S&P500(1조1428억원), 유로존 12개국의 대표종목 50개로 구성된 EURO STOXX50(9533억원)을 기초자산으로 한 종목이 뒤를 이었다.

특히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짓고 있는 ‘시가총액 톱2’ 삼성전자(7015억원), SK하이닉스(6972억원)도 나란히 기초자산 발행 순위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코스피 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은 전년(1조원) 대비 155%가 증가했고,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은 지난해(939억원)보다 무려 640%나 급증했다.

이는 최근의 주가 변동성 확대 국면을 ‘위기’보다는 ‘투자’ 기회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장 급락이나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오히려 ELS의 수익률(쿠폰) 매력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인지하고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어난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장이 일정 수준 조정을 받은 이후에는 높아진 쿠폰과 낮아진 기초자산 가격을 투자 기회로 보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실제로 주가가 급락하거나 저점권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는 시장 상황을 활용해 즉시 투자에 나서려는 전문투자자들의 사모 ELS 발행 요청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ELS 손실 구간 10%p 전 투자자에 ‘경보’

다만 올해 코스피 지수는 4000에서 1만 턱밑까지 단숨에 뛰어오르며 증시 역사상 전례없는 상승률을 보인 이후 역대급 하락률 등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ELS 상품에 대한 주의도 요구되는 실정이다. 최근 지수 폭락으로 수조원대의 원금 손실을 입은 ‘홍콩 ELS 사태’도 투자자가 ELS 낙인(원금 손실구간) 발생 전에 관련 정보를 받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정부는 최근의 시장 상황을 고려해 파생결합상품의 설계부터 판매·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고난도 ELS 상품의 기초자산 가격이 낙인배리어에 10%포인트 근접한 경우 최초 1회 사전 안내하는 ‘ELS 낙인근접 알림’을 발송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는 낙인근접 상품을 계속 보유하며 수익상환을 기다릴지, 중도상환을 선택할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또한 상품 제조·심사 단계의 빗장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증권사는 금융소비자보호 총괄기관이 작성한 체크리스트에 맞춰 상품을 설계해야 하며, 상품승인위원회에 소비자보호·준법감시 부서 참여를 의무화했다. 특히 금융소비자보호책임자(CCO)에게는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상품 출시를 거부할 수 있는 ‘출시 보류권’을 부여한다.

금감원은 이달 중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 규정을 개정해 각 증권사 내규에 반영할 예정이다. ELS 낙인 근접 알림은 올해 안에 시스템 개선작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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