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소식에 이날 알파벳 주가는 급락했다. 장중 한때 5.5%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4%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딥마인드 회장 겸 알파벳 수석과학자로 자리를 옮기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허사비스가 딥마인드 회장과 알파벳 수석과학자 직함을 겸하게 된다고 밝혔다. 허사비스는 일상적인 운영 책임에서 물러나고, 카부쿠오을루가 딥마인드 수석부사장(SVP)으로 승진해 피차이에게 직접 보고하는 구조로 바뀐다. 카부쿠오을루는 알파벳의 ‘최고 AI 설계자(chief AI architect)’ 직함도 함께 갖는다.
허사비스는 사내 메모에서 “이제는 일상적인 운영 책임을 내려놓고 큰 그림에 집중하며 앞으로 다가올 일에 영향을 미치는 데 시간과 여유를 쏟을 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피차이도 별도 메모에서 “허사비스와 나는 그가 인공일반지능(AGI)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데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역할을 두고 오랫동안 논의해왔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허사비스는 AGI 도래 시점이 가까워진 것을 이번 역할 변경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허사비스는 2010년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해 2014년 구글에 매각한 뒤 런던에서 조직을 이끌어왔다. 2023년 구글이 딥마인드와 구글 브레인을 합병하면서 통합 조직의 CEO를 맡았다. 그는 2024년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신약 개발 자회사 아이소모픽랩스의 창업자 겸 CEO 직도 유지한다. 허사비스는 “AI의 최우선 응용 분야는 인류 건강 증진이어야 한다고 항상 믿어왔다”고 말했다.
◇제프 딘, 27년 만에 퇴사…‘과학 자동화’ 스타트업 창업
이번 개편의 또 다른 축은 딘 수석과학자의 퇴사다. 딘은 1999년 구글의 30번째 직원으로 입사해 검색과 AI 조직을 두루 이끌며 회사 내에서 ‘전설적’ 개발자로 통해왔다. 그는 2011년 구글 브레인을 공동 창업했고, 2023년 딥마인드와의 통합 이후 통합 조직의 수석과학자를 맡아왔다.
딘은 산제이 게마와트, 쿼크 레, 오리올 비니얼스 등 동료 3명과 함께 회사를 떠나 ‘디스커버리 루프(Discovery Loop)’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한다.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 형태로 설립되는 이 회사는 머신러닝 연구 및 과학·공학 실험 과정을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장기적으로는 하드웨어 설계, 신약 개발, 청정에너지 등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딘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머신러닝 모델로 고전적인 실험 루프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고 인간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보완하면, 더 넓은 과학 영역을 탐색해 발견을 가속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마와트는 “우리는 지금 구글에서 만드는 방식과는 다르게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다”며 구글의 인프라가 대형 소비자 애플리케이션(앱)이나 광고, 검색에는 적합하지만 연구용 인프라 요구사항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디스커버리 루프에 클라우드·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직접 투자도 하기로 했다. 래디컬벤처스와 코슬라벤처스가 시드 투자를 공동 주도하고 있으며, 라운드는 아직 마감되지 않았고 기업가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구글 제미나이 앱 아이콘 (사진=로이터)
이번 개편은 구글 AI 조직의 연쇄 이탈 속에서 나왔다. 트랜스포머 아키텍처 논문의 공동저자인 노암 셰이저는 지난 6월 오픈AI로, 앨파폴드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한 존 점퍼 연구원은 앤스로픽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구글은 차세대 AI 모델을 당초 6월에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투자자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WSJ에 따르면 구글은 2주 전 모델 출시 일정 언급 없이 AI 투자 확대 계획만 밝히면서 주가가 7% 급락한 바 있다. 구글은 최근 분기 설비투자(Capex) 부담으로 사상 처음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연간 설비투자 규모는 최대 2050억달러(약 29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클라우드 부문은 성장세가 가파르다. 2분기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82% 늘어난 248억달러로, 아마존웹서비스(AWS·37%)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43%)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피차이는 실적 발표에서 “여기서 계속 분명한 목적을 갖고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우리는 최전선에 서겠다는 데 전념하고 있고, 개선이 필요한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편 발표 하루 전 구글은 앤스로픽의 사이버보안 강점에 대응하는 모델을 포함해 신규 제미나이 모델 3종을 공개했지만, 제미나이 3.5 프로는 여전히 출시되지 않았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카부쿠오을루가 이끌 차기 모델 ‘제미나이4’ 개발 속도, 디스커버리 루프의 행보, 그리고 오픈AI·앤스로픽과의 인재 확보 경쟁이 구글 AI 전략의 다음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