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만능통장 ISA 믿었는데"…가입자 40% 2030 '부의 사다리' 끊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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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8월 06일, 오후 07:11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사회 초년생인 30대 남성 A씨는 최근 세제 개편안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입사 직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해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납입해 왔다. 물론 처음부터 초장기로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결혼과 내 집 마련 등 목돈이 필요한 재무계획상, 세제 혜택을 보장받는 최소 기간만 가입해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려고 연장을 해왔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당장 내후년 만기를 맞는 A씨 같은 투자자들은 무기한 연장 찬스를 놓칠 처지가 됐다.

새롭게 바뀐 ISA 세제 개편안을 둘러싸고 2030 사회초년생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만기 무제한 연장 혜택과 미납 한도 이월 기능이 전격 폐지되면서 절세 유연성이 대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계좌를 유지하며 장기 복리 효과를 노리던 청년층의 ‘자산 형성 사다리’가 사실상 끊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반 ISA의 만기는 기본 3년에 최대 2년 연장을 더해 최장 5년으로 제한된다. 기존에는 의무가입기간(3년)이 지나면 기한 없이 연장하며 비과세 및 과세이연 혜택을 지속할 수 있었으나 과도한 과세이연을 방지하기 위해 상한선을 만들었다. 해당 규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신규 가입·연장하는 경우부터 적용되며 사전에 만기를 초장기로 설정한 기존 가입자는 적용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납입한도 이월도 폐지해 신규 가입자뿐만 아니라 기존 가입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한 해에 2000만원 한도를 다 채우지 못하면 미납분이 다음 해로 이월돼 한꺼번에 납입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해당 연도에 납입하지 않은 한도는 사라진다.

초반에는 월급이 적어 적은 금액만 넣고, 연차가 쌓여 목돈이 생기면 이월된 납입 한도를 활용해 몰아넣는 방식이 가능했으나 이번 개정을 계기로 이같은 운용은 불가능해졌다. 소득이 적은 사회초년생일수록 불리한 구조로 바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20·30대들의 ISA 가입자 비율 대비 가입금액은 낮은 편이다. 월급이 적을 땐 초기에 납입액을 크게 늘리기 어렵고 한도 채우기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ISA 가입자는 973만 5431명이며 가입금액은 73조 36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98만 7968명, 19조 8969억원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기준으로는 전체 연령대의 40%, 금액 기준으로는 27% 정도다.

이러한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정부는 ‘생산적ISA’를 신설하며 보완책을 제시했다. 이자·배당소득 전액 비과세, 최장 10년 만기, 총 납입 한도 2억원 등 조건 자체는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 한계가 기인한다. 국내 주식 매매차익은 이미 비과세 항목이며, 생산적ISA를 통한 비과세 혜택의 핵심은 배당소득이다. 가령 코스피200의 배당수익률은 0.88% 수준으로 낮다 보니 비과세 혜택의 체감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다.

생산적ISA가 제공하는 10년 만기 역시 기존 ISA의 무제한 만기 효과를 대체하기엔 부족하다. 과거 코스피 지수의 10년 단위 상승률을 살펴보면 △2000~2009년 63.68% △2010~2019년 30.60%에 그치는 등 오랜 기간 ‘박스피’에 갇혀 있었다. 2020년부터 2026년 7월까지는 200.11% 급등하는 변동성을 보였으나, 이처럼 급등 후 급락이 반복되는 시장 구조에서는 10년이라는 한정된 기간 내에 안정적인 복리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청년층이 자산을 형성하려면 장기적인 복리 투자 환경이 필수적인데, 이번 개편안은 오히려 장기 투자의 인센티브를 줄이고 단기 매매를 유도하는 꼴이 됐다”며 “생산적ISA 역시 코스피의 낮은 배당률과 박스권 증시를 고려할 때 청년층의 자산 증식 수단이 되기엔 역부족”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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