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뜨는 개미들과 딴판…‘큰 손’ 블랙록이 담은 종목은

주식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후 05:09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은 8월 들어 국내 상장사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단순한 낙폭 과대주 매수를 넘어 AI(인공지능) 전력 인프라, 밸류업(주주환원), 바이오·플랫폼 등 다각화된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국장 뜨는 개미들과 딴판…‘큰 손’ 블랙록이 담은 종목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블랙록은 8월 들어 국내 상장사 9곳에 대해 지분 신규 취득 및 추가 매수에 나서면서 5% 이상 보유 공시를 제출했다. 대상 기업은 신한지주(055550), DB손해보험(005830), HD현대일렉트릭(267260), 현대건설(000720), NAVER(035420), 카카오(035720), 유한양행(000100), 알테오젠(196170), HLB(028300)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블랙록의 이번 매수세를 패시브 및 액티브 펀드 차원에서 △고배당·저평가(밸류업) △글로벌 인프라 및 AI 전력망 수혜 △낙폭과대 성장주를 골고루 담아낸 정석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밸류업’ 신한지주·DB손보 담고…‘AI 전력망’ 찜



눈에 띄는 대목은 금융·보험주를 향한 추가 매수세다. 블랙록은 지난 4일 DB손해보험 지분을 기존 5.06%에서 6.08%로 늘린 데 이어, 11일에는 신한지주 지분을 6.13%에서 7.14%로 1%포인트 이상 확대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조 속에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 정책과 견조한 실적 방어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전력 인프라 수혜주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블랙록은 이달 들어 HD현대일렉트릭(5.01%)과 현대건설(5.01%) 지분을 신규 공시했다. 두 회사에 대한 블랙록의 5% 이상 지분 보유 공시는 최근 10년 이내 처음이다. 글로벌 ETF 및 대형 인프라 펀드를 운용하는 블랙록 입장에서 전 세계 전력망 공급 부족 현상에 따른 한국 전력기기 업체의 영업이익률 상승세와 해외 원전·플랜트 수혜 모멘텀을 기대했다는 분석이다.



◇K바이오·네카오 담았지만…카카오는 ‘물타기’ 평가도



제약·바이오 및 대표 플랫폼 종목에 대한 투자도 이어졌다. 블랙록은 알테오젠(5.03%) 지분을 신규 취득했고, 유한양행(5.07%→6.50%)과 에이치엘비(6.05%→7.15%), 네이버(6.05%→7.09%) 및 카카오(5.01%) 지분을 대폭 늘렸다.

글로벌 긴축 경계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성장주에 베팅한 건 개별 모멘텀과 가격 메리트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인 ‘ALT-B4(하이브로자임’을 통해 누적 기술이전 계약 10조원을 넘겼고, 유한양행도 렉라자의 글로벌 성과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에이치엘비의 역시 블랙록이 지난 6월에 이어 8월에도 추가 매수에 나서며 신약 모멘텀에 베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부 종목에 대해 ‘물타기’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랙록의 카카오 평균 매입 단가는 4만8000원 수준으로, 전날 카카오 종가(4만700원) 대비 20% 가까이 손실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역시 최근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블랙록의 8월 국내 주식 매수는 단순한 한국 시장 전반에 대한 베팅이라기보다는 AI 인프라와 주주환원이라는 확실한 구조적 성장 모멘텀을 가진 종목 위주의 옥석 가리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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