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S 올해만 6.3조..주가 떨어지면 '숨은 빚' 터진다

주식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전 01:33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김연서 기자] "주가가 떨어지면 빚보다 더 무서운 청구서가 날아든다."

국내 대기업들이 보유 지분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와프(PRS) 조달에 있딸아 나서면서 숨은 손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기초자산의 주가가 떨어지면 기업이 증권사에 손실을 현금으로 보전해야하는 구조인 만큼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가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7일까지 주요 대기업이 체결한 PRS 신규 계약 금액은 총 6조3505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4038억원에 불과하던 PRS 계약 금액은 2024년 5조3946억원, 지난해 9조6709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 연간 계약 금액의 60%를 이미 채운 만큼 연간 기준으로 신기록을 세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2월 SK가 SK바이오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1조2500억원을 조달한 것을 시작으로, 3월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솔루션이 각각 1조7000억원, 4000억원 규모 PRS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일진홀딩스(4월), 고려아연(7월)에 이어 이달 초 포스코홀딩스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DX 지분을 활용해 2조5000억원 규모 PRS 딜을 성사시켰다.

PRS는 기업이 보유 중인 지분을 증권사에 매각하되 만기 시 주가 변동 차액을 정산하는 파생계약이다. 주로 모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을 기초 자산으로 설계된다. PRS는 회계상 차입금이 아닌 지분 매각이나 파생상품으로 처리돼 부채비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자금 조달 기간 동안 증권사가 지분을 쥐고 있는 만큼 최대주주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문제는 정산 시 손실 리스크다. PRS는 기초자산의 지분 가치가 약정가보다 떨어지면 기업이 손실분을 증권사에 현금으로 보전해줘야 한다. 비상장·해외법인 지분을 활용한 경우에는 환율 변동과 현지 실적 악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같은 리스크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자회사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지분을 활용한 PRS에서 올해 2분기 1조2000억원의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비상장사인 SK온의 지분 가치가 하락했고, 2분기 코스피 급락 여파에 SKIET 주가도 동반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이 두 회사 지분을 활용한 PRS로 조달한 자금은 총 3조8000억원에 달한다.

김가영 NICE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평가기준실장은 “PRS는 표면상 재무지표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나, 실제로는 비용 구조의 경직성을 높이고 리스크가 늦게 가시화되도록 하는 기제로 작용한다”며 “외부 환경 악화 시 유동성 리스크가 급격히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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