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크명동 기존 수익자(LP)들 사이에서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 결과가 공정했느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경쟁 컨소시엄이 더 높은 가격과 빠른 거래종결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매도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직접 참여한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우협으로 선정되면서다.
◇“이지스 우협 선정, 공정했나”…가격·거래 종결 두고 수익자 문제제기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의 타임워크 명동 매각 측은 지난 12일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골드만삭스-이지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경쟁 상대는 ‘블루코브자산운용-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컨소시엄이었다.
우협 선정 이후 타임워크명동에 투자한 일부 기존 수익자(LP)들 사이에서는 선정 배경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타임워크명동에는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행정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 DB손해보험 등의 국내 주요 기관 자금이 투자돼있다. 이들 입장에선 지난 2019년 투자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명동 상권 침체 등으로 매각이 지연되면서 7년째 자금이 묶여 있던 자산이다. 장기간 발이 묶였던 만큼 LP 입장에서는 보다 높은 가격에 신속하게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중요한데, 외견상 가격과 거래종결 시점에서 앞선 것으로 보이는 경쟁 컨소시엄이 아닌 골드만-이지스 측이 우협으로 선정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문제 제기가 나온 것이다.
한 LP 관계자는 “두 컨소시엄의 경쟁 조건이 어땠는지 설명을 듣지 못했고, 현재 선정된 골드만-이지스 컨소시엄이 여러 조건에서 우위였다는 선정 결과만 듣게 됐다”며 “이후 알려진 경쟁사 조건을 보면 어떤 기준으로 우협이 결정됐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양측이 제시한 입찰 조건을 보면 블루코브 측 제안이 앞서는 부분이 있었다. 지난달 23일 입찰 마감 당시 골드만 측은 주식매수(셰어딜) 기준 5350억원을, 블루코브 측은 5300억원에 절세액 등을 추가금액(α)으로 더해주는 조건을 제시했다. 같은 달 29일 공식 인터뷰에서 이지스 측이 구체적인 α의 규모를 묻자 블루코브는 70억~80억원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를 반영하면 블루코브 측 제안가는 5370억~5380억원으로 골드만 측보다 최대 30억원 높다.
거래종결 시점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블루코브는 10월 말 투자심의를 거쳐 11월 거래를 종결하되 한 달가량 연장할 수 있는 안을 제시했다. 반면 골드만 측의 최초 제안서상 거래종결 시점은 2027년 3월이었으며, 이후 공식 인터뷰에서 종결 시점을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을 추가로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지스는 블루코브가 인터뷰에서 밝힌 70억~80억원을 입찰 마감 이후 제출된 ‘사후 가격’으로 보고 공정성 문제가 있어 정량평가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최초 제안서에 확정적으로 기재된 골드만 5350억원과 블루코브 5300억원을 기준으로 내부수익률(IRR)과 투자배수를 계산했고, 이 기준에서는 골드만 측이 앞섰다는 입장이다.
타임워크명동 전경(사진=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자료)
수익자와 시장의 의구심을 보다 키운 원인은 매도와 매수 양측에 이지스가 동시에 참여한 거래 구조에 있다. 타임워크명동 펀드 운용사인 이지스는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매수 컨소시엄에도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운용사가 기존 관리 자산의 매각전에 매수 측 파트너로 참여해 운용의 연속성을 도모하는 구조 자체는 IB 업계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이지스 역시 실질적인 투자 주체는 골드만삭스이며 자사는 국내 운용 파트너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외부 운용사로 자산이 넘어가는 것을 원치 않을 사정은 있다. 골드만이 인수하면 이지스는 해당 자산의 운용권과 운용자산(AUM), 운용보수 기반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기존 LP의 회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매도 운용사인 동시에 운용권 유지라는 별도의 경제적 이해관계도 갖는 구조인 만큼, 우협 선정 과정에서 이해상충 관리가 적절했는지에 의문이 제기된 배경이다.
우협 선정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시선은 이지스 측의 평가 기준에 쏠린다. 매도자와 매수 파트너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 거래 구조였던 만큼, 이지스 측이 어떤 절차와 기준을 통해 우협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지스는 운용권 유지를 위해 자신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택했다는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매도 작업을 하는 조직과 인수전에 참여한 조직을 분리해 정보교류 차단장치(차이니즈월)를 철저히 적용했으며, 경쟁사 입찰정보가 매수 측에 전달되지 않도록 내부통제 절차를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우협 선정 결과 역시 단순 매각가격이 아닌, 거래가 무산될 경우 기존 펀드가 떠안을 운영 리스크와 거래종결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지스 측은 “우협 결과를 가른 것은 가격이 아니었다”며 “블루코브를 선정했을 때 수익자들이 불이익을 입을 수 있는 리스크가 여럿 있었다. 단순 20억~30억원이 더 높다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LP 보고와 관련해서도 “입찰 당일 투자자 실무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모두 설명했고 내용도 정리해서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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