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10조 주주환원에도 주가 ‘출렁’…반등 주도할까

주식

이데일리,

2026년 8월 23일, 오후 07:1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최대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 반등에 나설지 주목된다. 주주환원 방안 발표 직후 애프터마켓에서는 실망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출렁였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주주환원 계획이 장기적으로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지며 증시 전반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영훈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영훈 기자)
2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2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500원(3.87%) 오른 28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날 오후 5시가 넘어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한 뒤 넥스트레이드(NXT) 애프터마켓에서는 주가가 종가 대비 4.1% 떨어진 27만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같은날 이사회를 열고 올해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2024~2026년 3개년 잉여현금흐름(FCF)의 50% 가운데 작년과 재작년 이미 환원한 29조3000억원을 뺀 규모다. 삼성전자는 우선 올해 3분기 정규 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 배당을 시행할 계획이다. 주당 5000원을 배당하는 셈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이번 주주환원 규모는 한국 상장사 역사상 최대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최대 2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던 만큼 일부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신규 주주환원 정책의 규모가 연간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별배당 규모는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번 공시 전에 작성한 삼성전자 보고서에서 “최근 3개년(2024~2026)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정책을 적용할 경우 잔여 재원을 기반으로 한 연내 특별배당 규모가 최소 10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별배당의 현금배당 비중이 확대될 경우 높은 배당 수익률이 부각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적으로 30만원대 안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주환원 방안에서 현금배당 외에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점도 실망감을 키운 요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현금배당 30조원을 제외한 60조~80조원에 대해서는 올해 경영실적이 확정되는 내년 1월 이사회에서 세부사항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규모를 FCF의 50% ‘이내’에서 ‘이상’으로 확대한 것과 달리 추가적인 주주환원책도 제시되지 않았다.

시장의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대장주의 잇따른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이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주가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온 만큼 이를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한국 증시의 평가 기준은 단순 이익 ‘사이클’(주가수익비율·PER)에서 주주가치 환원 ‘추세’(지속가능 ROE)로 재편되는 국면”이라며 “이익 성장에 기반한 주주환원의 정례화는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이끌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반복적인 자사주 환원으로 자본 효율성이 높아질 경우 시장이 더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부여할 근거가 생긴다”며 “주주환원 확대는 밸류에이션 리레이팅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요인으로도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주(24~28일)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에 더해 미국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잭슨홀 미팅 등이 코스피 향방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긍정적인 가이던스는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하면서 국내 증시 2차 반등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분석이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만큼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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