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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년 새 국회에 발의된 사모펀드 직·간접 규제 법안은 11건이다. 이중 핵심인 자본시장법 개정안 8건은 차입인수(LBO) 한도 축소, 임직원 보수 공개, 노조 사전 통지 의무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자산평가 의무화나 타 법률 개정안 등 규제 법안까지 합치면 10여건이 국회에 묶여있는 셈이다.
◇차입한도 반토막에 보수·자산 평가까지…촘촘해진 규제망
발의된 법안들을 세부적으로 보면 사모펀드 운용의 전 과정에 걸친 강도 높은 규제가 총망라됐다. 우선 투자 구조 및 레버리지 제한을 겨냥한 법안의 파급력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신장식·박홍배·김현정 의원 등이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LBO 한도를 현행 순자산의 400%에서 200%로 줄이고 인수 대상 기업 자산의 담보 제공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인수 대금의 대부분을 피인수 기업의 자산 담보 대출로 충당해 기업의 재무 부실을 야기하는 이른바 ‘먹튀식 레버리지 투자’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또 피인수 기업 주식에 대해 인수 후 2년간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내부거래 시 이해상충 여부를 금융위원회에 의무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 사모펀드가 기업 최대주주가 되는 경영권을 인수 할 때 2주 이내에 피인수 기업의 근로자 대표나 노조에 경영권 참여 목적과 인원 조정 및 고용 유지 계획 등 고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건을 사전 통지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포함했다.
투명성 강화 및 내부 통제를 명분으로 내세운 안도 적지 않다. 민병덕 의원안은 사모펀드 및 SPC를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검토 대상에 포함해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계열사 현황과 지분 구조, 내부거래 내역을 의무 공시하도록 했다.
한정애 의원안은 보고 주체를 실체가 불분명한 펀드에서 실질적 운용 책임자인 업무집행사원(GP)으로 전환하고, GP가 받는 보수 산정 방식은 물론 주요 임직원의 성과보수 내역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강제했다.
유동수 의원안은 이 같은 보고 의무를 위반하거나 미이행할 경우 금융당국이 GP 등록을 직권 말소할 수 있는 강력한 제재 조항을 신설했으며, 운용자산(AUM) 5000억 원 이상 대형 GP에 대해 준법감시인 선임을 의무화하고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같은 GP 대주주의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까지 심사하는 대주주 적격성 요건도 담았다.
최근에는 펀드 운용, 자산 관리, 인수 절차 영역으로까지 규제가 급격히 확장되는 추세다. 한민수 의원안은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적용되던 자산평가 및 신탁업자 감시 면제 특례를 삭제해, 공모펀드처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보유 자산가치를 정기적으로 평가받도록 의무화했다. 그간 자율적으로 이뤄지던 자산가치 산정에 금감원 가이드라인 수준의 외부 검증을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유럽식 어설픈 흉내”…역외 펀드엔 칼날 비껴가
전문가들은 국회가 추진 중인 규제 패키지가 유럽연합(EU)의 대체투자펀드 운용사 지침(AIFMD) 등 해외 사례를 모태로 삼았다고 분석한다. 다만 유럽 AIFMD의 경우 역외 사모펀드에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한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의 지배구조와 펀드 조달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어설픈 벤치마킹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국회에 쌓인 법안들은 전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규율 대상으로 삼는다. 해외에서 펀드를 조성하고 역외 SPC를 통해 진입하는 글로벌 사모펀드는 국내 자본시장법상 GP 등록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강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결국 MBK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나온 법안들이 해외 자금을 거느린 외국계 사모펀드에는 아무런 제약을 주지 못할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연기금·공제회 등 국내 자금에 의존하는 토종 운용사들의 손발만 묶는 쇄국적 결과로 이어지는 셈이다.
업계에선 일률적인 규제안보다는 기관투자자(LP)의 자율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핀셋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역시 지난 2023년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한 수수료 및 성과 공시 강화를 추진했으나, 2024년 6월 미국 연방법원은 ‘정부 당국의 과도한 권한 침해’라며 해당 규제를 무효화했다. 사모펀드는 정교한 전문 투자자 간의 사적 계약 영역인 만큼, 연기금 등 LP가 개별 협상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자율적으로 투명성을 확보하는 미국식 모델이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살리는 길이라는 의미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적 스탠스에 휩쓸린 입법 폭주는 국내 사모펀드의 자본 재배치 기능을 마비시키고 시장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정밀한 내부통제 장치 신설에 집중하되, 국내 자본과 외국계 자본 간의 규제 격차를 해소하는 선진화된 제도 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