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조 IPO 흥행’ SKIET, SK이노 흡수합병…개미 눈물 쏟은 물적분할의 비극

주식

이데일리,

2026년 8월 26일, 오후 04:01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2019년 물적분할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를 7년 만에 다시 흡수합병하면서 소액주주들이 부담을 떠안게 됐다. SKIET는 2021년 공모가 10만 5000원에 상장했지만 이번 합병가액은 1만 4783원으로 공모가 대비 85.9% 낮아서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사진=SK이노베이션)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사진=SK이노베이션)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5일 SKIET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비율은 SKIET 보통주 1주당 SK이노베이션 보통주 0.1174540주이며 합병기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SKIET 주가는 2021년 7월 24만 9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이날은 1만 9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IET 소액주주는 33만 5222명으로 전체 주주의 99.9%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2512만 6335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30.72%다. 사실상 대부분의 주주가 소액주주인 만큼 이번 합병에 따른 가치 변화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SKIET는 상장 당시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1883대 1에 달했고 일반투자자 청약에는 약 80조 9000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그러나 주가는 2021년 7월 26일 장중 24만 9000원까지 오른 뒤 하락을 거듭해 올해 7월 1만 1840원까지 떨어졌다. 이번 합병가액은 공모가의 14% 수준이다.

SKIET의 분리막 사업도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공급 확대 등으로 부진했다. 올해 1분기 가동률은 약 20%까지 떨어졌고 중국 생산시설 매각과 증평공장 가동 중단 등 생산거점 재편도 진행됐다. 물적분할을 통해 별도 상장한 성장사업의 기업가치를 키우겠다는 기대와 달리 주가와 사업 여건 모두 크게 후퇴한 것이다.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IET 양쪽 주주가 서로 다른 부담을 안게 됐다. KB증권은 SK이노베이션 기존 주주의 부담은 크지 않다고 분석하면서도 SKIET 가치를 0원으로 가정했을 때 SK이노베이션의 펀더멘털 영향은 -2.7% 수준으로 추산했다. 합병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 희석도 약 2.6%로 봤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합병신주 448만 1300주를 발행할 예정으로 발행주식 총수의 약 2.6% 규모다.

반면 SKIET 주주는 공모가보다 85.9% 낮은 가치로 SK이노베이션 주식으로 교환받는다. 특히 합병 발표 이후 SK이노베이션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보다 1만 3800원(11.04%) 내린 11만 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합병비율을 적용하면 SKIET 1주당 받게 되는 SK이노베이션 주식의 이날 종가 기준 가치는 약 1만 3058원이다. 합병가액 산정 당시보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떨어지면서 SKIET 주주가 받게 될 주식의 시장가치도 낮아진 셈이다.

SK이노베이션도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과 부진 사업 재편 부담을 안는다. 회사는 조직과 기능을 통폐합하고 연구개발(R&D)을 결합하는 한편 SK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과 연계해 수요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간 약 60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개선과 2년 내 EBITDA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업·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완화한다는 입장이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SKIET는 당장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많지 않아 불안하게 보고 있었다”며 “어떤 식으로든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이 들어가야 회사가 운영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병에 대해 “10만원에 사서 들어온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주주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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