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태생적으로 기업금융(IB) 관련 자금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짜인 IMA는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증권사들이 IB에 투입할 수 있는 유동성 실탄이 늘어나게 된다. 이에 증권사들은 IB 사업 확장을 위해 저마다 차별화된 운용 전략을 앞세우며 입지를 키우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사옥 전경.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과 26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규모로 출시했던 IMA 신규 상품이 모집을 마감했다. 이로써 NH투자증권을 포함한 국내 IMA 사업자 3사의 누적 발행액은 4조19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첫 상품이 출시된 지 8개월 만에 4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발행액이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지금껏 7개 IMA 상품을 출시해 3조1579억원을 모집했다. 전체 75.2%에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로 시장 선두를 점하고 있다. 이어 NH투자증권은 올해 3월 사업자로 늦깎이 지정을 받았지만 출시한 상품마다 ‘완판’ 기록을 세우며 3개 상품 총 6400억원을 모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4개 상품을 출시해 총 4000억원의 IMA 자금을 끌어모았다.
IMA는 자기 자본 8조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취급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고객 예탁금을 회사채와 기업어음(CP), 기업대출,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투자한 뒤 그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만기에 원금과 수익을 일시에 지급한다. 특히 정부의 금융정책과도 맞닿아 있어 자금의 70% 이상은 반드시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하고, 부동산 관련 투자는 전체 10% 이하로 제한된다.
IMA 수익률의 경우 최근 3사가 출시한 상품 모두 기준수익률 연 4.5~5%를 제시하고 있다. 2~3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2%대 중후반인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만 IMA 기준수익률은 은행 예금처럼 확정형이 아닌 일종의 목표치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기준수익률 4.5%는 ‘4.5%를 목표로 운영하겠다’라는 뜻이며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MA는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운용성과에 따라 최종 수익이 결정되며, 기준수익률은 성과보수를 산정하는 기준”이라며 “만약 기준수익률을 초과하면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를 뺀 초과 수익 모두를 고객에게 드리고, 반대로 기준 수익률을 미달하면 운용보수를 뺀 나머지만 고객에게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IMA는 다른 금융투자상품과 달리 만기까지 보유하면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해 적어도 ‘원금 손실’에 대한 위험은 피할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3사에서 출시한 상품 모두 ‘폐쇄형’이어서 중도 해지를 할 수 없다. 만기까지 중간에 자금을 뺄 수 없어 2~3년간 자금이 묶이게 되는 점은 부담으로 꼽힐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선 고객 자금을 2~3년간 기업금융(IB)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장기 자금 조달 여력을 키울 수 있다. 특히 IMA를 통해 유동성 확보 여력이 커질수록 중개, 인수·주선 수수료 등을 챙기는 전통적인 ‘딜 소싱’을 넘어 직접 기업금융 투자 자금을 운용하는 것까지 역량을 넓힐 수 있게 된다. 즉, ‘딜을 만들어 수수료를 받는 IB’에서 ‘자금을 조달해 직접 투자하는 IB’로 영역이 확장되는 것이다.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 전경.
이러한 이유에서 대형 증권사들은 IMA을 새 먹거리로 삼고, 저마다 기준수익률과 운용 전략 등 차별화를 앞세우며 입지를 높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IMA 시장의 선두 주자인 한국투자증권은 조달한 자금을 국내 기업대출과 M&A 인수금융뿐 아니라 글로벌 크레디트·기업대출 펀드 등에도 운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상환 가능성이 높은 M&A 인수금융과 재무구조가 우량한 대기업, 성장성 있는 중소·중견기업 대출, 글로벌 기업대출 펀드 등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서 출발했지만 운용자산의 구성과 수익률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운용 측면에서는 공모·사모 회사채와 인수금융, 매출채권 유동화대출 등 금리 수취형 자산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전환사채(CB)·교환사채(EB) 등 메자닌과 비상장주식(RCPS) 등을 통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구조다.
업계 후발주자였던 NH투자증권은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회사채 등 전통적인 기업금융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는 방식을 꾀하고 있다. 실제 IMA 1·2호에서 편입된 국내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사모사채, 브릿지론 등의 자산은 모두 IB사업부를 통해 소싱됐다. 기업금융과 IMA의 결합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올해 안에 IMA 시장은 5조원 넘게 성장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연내 추가 상품을 출시해 총 1조원까지 IMA 조달 규모를 키울 계획이고, 미래에셋증권도 신규 상품을 출시해 총 5000억원까지 IMA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내 발행계획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변동성이 큰 투자상품 대신 안정성과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조달 규모가 커질수록 증권사가 떠안아야 할 자산 및 유동성 리스크도 함께 증대되는 만큼 건전성 관리를 향후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김나율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위험자본 투자 확대가 진행됨에 따라,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지표가 하락하는 추세”라며 “특히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확대될수록 유동성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사옥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