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미친 주식시장" 외신의 입보다 금융위가 봐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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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7:1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금융위원회가 최근 외신을 향해 반박자료를 또다시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한국 증시를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이라 지칭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발 급등락을 ‘롤러코스피’에 빗댄 데 대한 대응이다. 앞서 이달 4일에도 블룸버그 칼럼이 한국을 ‘투자 부적격 국가’로 평가한 데 대해 “근거가 불분명하다”며 반박자료를 낸 바 있다. 한 달도 안 돼 두 번째 해명이다.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는 이번에도 “6월 중순 이후 글로벌 반도체 주가 변동성 확대 등 복합적 요인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최근 안정화 추세”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보완조치 이후 거래량이 대폭 축소되는 등 시장과열이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수치로 짚어보면 이 설명은 상당 부분 근거가 있다. 변동성지수(V-KOSPI)를 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5월 27일(70.78) 이후 지수는 뚜렷한 상승 흐름을 탔고, 한 달여 만인 6월 29일 96.94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반면 기본예탁금 등 보완조치가 시행된 7월 31일(84.35) 이후로는 흐름이 완전히 바뀐다. 8월 11일 61.68로 급락한 데 이어 8월 중순에는 55선까지 내려앉았다. 규제 시행과 거의 동시에 변동성이 꺾인 셈이니, 금융위의 “안정화” 주장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태도다. 시장이 안정을 되찾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과, 애초에 왜 레버리지 상품발 변동성 확대를 사전에 짚어내지 못했는지 자문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금융위는 두 차례의 반박자료 모두에서 결과론적 안정화 수치는 강조했지만, 규제가 왜 늘 시장이 요동친 뒤에야 뒤따라오는지에 대한 반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외신의 표현이 다소 자극적이었을지언정, 시장 참여자들이 실제로 겪은 롤러코스터 장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국 중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금융위의 설명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성장의 크기에만 시선이 쏠린 나머지, 그 과정에서 반복된 변동성 확대와 뒤늦은 규제 대응은 충분히 되짚어지지 않고 있다. 지금 금융위에 필요한 것은 외신의 표현 하나하나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시장이 급등락할 때마다 왜 사후 규제로만 대응해왔는지에 대한 정책 설계의 정교함을 되짚는 자기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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