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관세청장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내에 유입된 수천만 명 분량의 마약 단속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동서울우편집중국에서 국제우편을 검사하던 세관이 커피 봉지 속 대마 카트리지를 발견했다. 세관은 그러나 마약을 압수하는 대신 커피 봉지를 그대로 호텔로 배송했다. 출입국 관련 기관과 공조해 화물 주인이 이미 한국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동경로, 투숙 호텔을 확인했다.
관세청이 마련해둔 2차 저지선 ‘통제배달’이다. 마약을 발견하고도 ‘모르는 척’ 배송하는 세관의 수사기법으로 마약을 찾으러 나온 남성은 현장에서 붙잡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적발 즉시 바로 통제배달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며 “마약을 수취하는 데 걸리는 ‘골든타임’을 흐트러뜨리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이 이 같은 방식으로 올해 4월부터 국제우편에 ‘2차 저지선’을 구축한 이후 적발한 마약 사건은 10건. 10건 모두 마약 밀수사범을 검거해 검거율 100%를 기록했다.
세관이 마약이 든 화물을 압수하면 이후 밀수범을 찾을 고리가 사라진다. 적발 사실을 숨긴 채 정상적인 배송 흐름을 유지하면 마약 수취인이 드러나고 이를 통해 일망타진할 가능성을 높인다.
통제배달은 추적 수사의 출발점을 제시한다. 대마를 밀수한 한 피의자를 붙잡은 뒤 자택에서 대마를 직접 키우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압수수색을 받아 피의자의 집에서 LED 조명과 암막텐트, 환풍기 등 대마 재배시설을 찾아냈다. 그는 직접 재배한 대마를 국내에 유통했다. 처음에는 ‘밀수’ 사건이었던 것이 수사를 이어가면서 ‘국내 제조·유통’ 사건으로 커진 것이다.
마약 원료를 밀수해 국내에서 마약을 만들려던 조직도 검거했다. 대마초 밀수 피의자를 검거한 뒤 통관정보를 확대 분석하는 과정에서 공범의 존재와 추가 범행을 확인했다. 수사망을 넓힌 결과 베트남에서 MDMA 원료물질을 들여와 비밀 제조시설에서 마약을 만들려던 조직원 2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밀수책과 제조책, 유통책으로 역할을 나눈 조직을 일망타진한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통제배달은 단순히 운반책을 잡는 데 그치는 수사가 아니다”라며 “국내 유통책 등 배후의 마약범죄 조직까지 추적해 마약 밀반입과 국내 유통 시도를 원천 차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