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연 토스 CDO "AI 시대, 질문하는 인간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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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9월 02일, 오후 07:2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마케팅 활동의 지표가 얼마나 나왔고 전환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는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알 수 없죠. 결국 그 이면의 왜를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정희연 토스 최고 디자인·인사책임자(CDO·CHRO)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AI 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AI가 빠르게 답을 만들어주는 시대가 됐지만, 무엇을 해결할지 스스로 질문하고 사람의 행동 이면에 있는 이유를 파고드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얘기다.

정 CDO는 오는 15일 서울 여의도 FKI TOWER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EMIS) 2026’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감각: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을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제품이나 디자인, 마케팅에서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질문하고 그 답을 찾아가는 능력을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 토스에서는 이를 어떻게 탐구하고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희연 토스 최고 디자인·인사책임자(CDO·CHRO)(사진=토스)
정희연 토스 최고 디자인·인사책임자(CDO·CHRO)(사진=토스)
◇ AI가 높인 디자인 하방…“상방도 평균으로”

생성형 AI 활용이 확대되면서 업무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 정 CDO는 디자인 업무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로 하방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꼽았다.

정 CDO는 이를 맞춤법 검사기에 비유했다. 맞춤법 검사기가 글에서 발생하는 기본적인 오류를 손쉽게 잡아주는 것처럼 AI가 디자인에서도 전문가만 알아볼 수 있던 작은 오류들을 빠르게 찾아내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는 문제가 생겨나는 속도가 개선하는 속도보다 빨라 완전하게 해결하기 어려웠지만 AI가 등장하면서 거의 해결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결과물이 평균에 수렴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정 CDO는 “AI는 확률적으로 가장 정답일 가능성이 높은 것을 만들어내는 만큼 평균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하방의 평균을 강화하지만 상방도 평균처럼 만들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AI가 평균적인 답을 빠르게 만들어낼수록 인간의 역할은 오히려 명확해진다는 게 정 CDO의 생각이다.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가장 먼저 꼽은 것도 질문하는 능력이다. 정 CDO는 “AI는 인간이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질문을 던져 어떤 일을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무엇을 질문할 것인지, 무엇을 해결하려고 마음먹을 것인지는 오로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완성도 높은 답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시대일수록 경쟁력은 어떤 문제를 풀 것인지 결정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토스 역시 정량 데이터 뒤에 숨은 사용자의 맥락과 심리를 파악하고 ‘어떤 질문으로 문제를 정의할 것인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정희연 토스 최고 디자인·인사책임자(CDO·CHRO)(사진=토스)
정희연 토스 최고 디자인·인사책임자(CDO·CHRO)(사진=토스)
◇ “사용자가 몰라야 좋은 디자인”…디테일이 만든 신뢰

정 CDO가 강조한 질문하는 능력은 토스의 사용자 경험(UX)을 만드는 방식에도 녹아 있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뿐 아니라 어떤 순간에 불편함을 느끼고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파고드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융 접근성이다. 토스는 시각장애인 등 기존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용자들의 경험을 별도로 설계하는 팀을 운영하고 있다.

정 CDO는 “금융 앱이 보편적인 다수를 중심으로 만들어지다 보면 시각장애인 등에게 최적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토스는 모두에게 평등한 금융을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접근성 경험을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각장애인은 화면을 눈으로 보는 대신 음성으로 정보를 듣는다. 이때 눈으로 화면을 탐색하는 순서와 귀로 정보를 듣는 순서는 달라야 한다. 토스는 이런 차이까지 고려해 UX를 설계했다. 그는 “토스를 거의 유일한 금융 앱으로 사용하는 시각장애인도 상당히 많다”며 “이런 부분이 브랜드 신뢰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으로도 기여하는 바가 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 CDO는 특히 공을 들인 디자인일수록 사용자가 오히려 이를 알아차리지 못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스의 디자인 원칙인 ‘심플리시티(Simplicity)’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토스가 사소한 안내 문구부터 사용자가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다듬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며 “눈에 띄지 않는 디테일이 쌓여 자연스러운 사용 경험을 만들고 결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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