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벤틀리 레지던스 서울' 조감도(자료=업계)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벤틀리 레지던스 서울’ 개발사업의 후속 PF 금융주관사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벤틀리 레지던스 서울은 강남구 청담동 옛 은성빌딩 부지에 지하 7층~지상 26층 규모로 조성되는 하이엔드 주거시설이다. 공동주택 26가구와 오피스텔 7실 등 총 33가구로 계획됐다. 공동주택 분양가(3.3㎡당 3억3000만원)는 가구당 약 238억~273억원 수준이며, 최상층 펜트하우스는 500억원으로 책정됐다.
영국 프리미엄 자동차 벤틀리 브랜드를 활용해 주거시설을 개발하는 ‘브랜디드 레지던스’ 형태로, 미국 마이애미에 이어 두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다. 개발사가 브랜드를 활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라이선스·로열티는 업계에서 통상 분양매출의 2~5%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나, 본 사업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애초 이번 사업의 금융주관은 한화투자증권이 추진했지만 내부 투자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지난 6월께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투자증권은 당초 총 4800억원을 선순위 3000억원, 중순위 1000억원, 후순위 800억원으로 나눠 조달하는 구조를 검토했다. 총 예상 매출액 8560억원을 기준으로 후순위까지 포함한 담보인정비율(LTV)은 56.1%로 산정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5월 본PF 대출을 실행하고 착공에 들어가 2분기 중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준공과 입주 목표 시점은 2030년 1분기였다. 하지만 대주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초 일정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공사 선정에도 차질이 생겼다. 제안서상 금융 구조는 GS건설의 책임준공과 미이행 시 채무인수를 전제로 설계됐다. 최초 대출 인출일로부터 50개월 내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일정 범위에서 PF 채무를 인수하는 구조다. 하지만 GS건설은 사업 참여를 검토한 끝에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해당 사업 참여를 검토했으나 내부 검토 결과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시행사 측과 협의 후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후속 주관사로 거론된 메리츠증권이 450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전액 조달하고 GS건설이 시공사로 확정됐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현재 확인된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GS건설은 사업 불참을 결정했고 메리츠증권은 여전히 금융주관 참여를 협의 중이다.
이에 기존 PF 구조도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공사를 확보하더라도 책임준공과 신용보강 조건 등을 다시 협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PF 시장에서는 금융주관사가 대주단 모집에 그치지 않고 중·후순위 등 일부 자금을 직접 부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책임준공을 맡을 시공사의 신용도와 신용보강 조건도 대주단 참여 여부를 좌우하는 만큼 본PF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담동 권역 하이엔드 공동주택 분양 사례 분석(자료=업계)
금융권이 ‘벤틀리 레지던스 서울’ 사업을 보수적으로 바라보는 배경에는 초고가 분양가격도 자리 잡고 있다. 제안서상 공동주택의 전용면적 기준 3.3㎡당 분양가격은 3억3000만원이다. 전용 72평형은 가구당 약 238억~243억원, 82평형은 272억~273억원 수준이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당 3억5000만원이며 최상층 펜트하우스는 5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예상 분양매출은 약 8560억원이다.
후순위까지 포함한 LTV가 56.1%이고 손익분기점(BEP) 기준 전용면적 3.3㎡당 가격이 1억9000만원에 불과해 사업 안정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선순위의 경우 LTV 35.1%, 엑시트(Exit) 분양률은 41.2%로 분석했다.
금융권에서는 낮은 LTV만으로 사업 안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LTV 산정의 기준이 되는 8560억원의 예상 매출 자체가 3.3㎡당 3억원을 훌쩍 넘는 분양가격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다. 실제 분양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출 회수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교 대상으로 삼은 청담동 하이엔드 주거시설과 비교해도 벤틀리 레지던스 서울의 예정 분양가격은 높은 편이다. PH129의 전용면적 기준 3.3㎡당 가격은 1억7500만원, 에테르노청담 1차는 1억9100만원, 에테르노청담 2차는 2억7000만원, 워너청담은 2억6200만원으로 제시됐다.
IB업계 관계자는 “LTV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가구당 200억원이 넘는 가격으로 실제 분양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분양성에 대한 부담 때문에 대주들이 참여에 보수적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