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 내년 개막…대형사 ‘독자 생태계’·중소형사 ‘공동 플랫폼’ 승부

주식

이데일리,

2026년 9월 06일, 오후 04:00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토큰증권(ST) 제도가 내년 2월 본격 시행되면서 증권업계의 시장 선점 경쟁도 구체화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는 자체 분산원장(메인넷)을 중심으로 독자 생태계 구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소형 증권사는 코스콤 공동 플랫폼을 활용해 투자 부담을 낮추고 특화 상품 확보에 집중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정책 방향에 따라 토큰화 대상이 조각투자를 넘어 주식·채권·펀드 등 정형증권으로 확대된다. 내년 2월 4일 시작되는 1단계에서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사모사채, 신탁 방식을 이용한 비상장주식을 토큰화한다. 공모 조각투자증권의 토큰 발행도 허용한다.

토큰증권 내년 개막…대형사 ‘독자 생태계’·중소형사 ‘공동 플랫폼’ 승부
2단계에서는 공모 증권으로 범위를 넓히고, 3단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활용한 온체인 결제를 추진한다. 지난 2월 개정된 전자증권법은 분산원장을 전자등록계좌부로 인정해 토큰증권에도 기존 전자증권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부여했다.

정형증권 토큰화가 공식 로드맵에 포함되면서 대형 증권사의 플랫폼 구축 경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체 메인넷을 구축하고 하나금융그룹·SK텔레콤 등과 구성한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를 통해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채권과 MMF 등을 포함한 자체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자체 메인넷을 확보하면 상품 설계와 고객 데이터 관리, 외부 사업자 연계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최소 3개 이상의 독립된 기관이 합의·검증 노드로 참여해야 하며, 단일 기관은 전체 노드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 없다. 금융·정보기술(IT) 사업자를 참여기관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독자 메인넷 구축이 어려운 중소형 증권사에는 코스콤의 공동 플랫폼 ‘KoSTO’가 대안으로 꼽힌다. 최근 현대차증권이 합류하면서 협력 증권사는 13곳으로 늘었다. 공동 플랫폼을 활용하면 초기 구축비용과 전문인력 부담을 줄이고 특화 상품과 연계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빠르게 발행 플랫폼을 구축하고 유통 플랫폼인 KDX와 연동해 내년 상반기 토큰증권 상품을 발행할 계획”이라며 “향후 정형증권의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 커스터디·디지털자산 지갑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콤도 증권사·한국예탁결제원·장외거래소를 잇는 공동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한다. 김완성 코스콤 디지털자산사업부 부서장은 “KoSTO도 실제 서비스 개시를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계획”이라며 “예탁결제원 운영시스템과의 연계·기능테스트에 대응하고 KDX 등 장외거래소와의 연계 기능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MF·채권·비상장주식 등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도 일부 증권사와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탁결제원은 각 분산원장이 법정 증권계좌부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연계 기능을 검증한다. 평가를 마치면 해당 원장에 노드로 참여해 토큰증권의 발행 총량을 관리한다.

전문가들은 메인넷 보유 여부보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봤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대형사는 STO와 실물연계자산(RWA), 자산관리, 스테이블코인까지 연계하는 종합 디지털금융 생태계 구축에 강점을 가질 수 있다”며 “중소형사는 공동 플랫폼을 활용해 비용과 기술 부담을 낮추면서 특화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플랫폼 다변화에 맞춘 공통 안전기준도 과제로 꼽았다. 황 교수는 “기술 방식에 따라 투자자 보호 수준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상호운용성과 표준화, 장애 대응, 사이버 보안, 내부통제, 이해상충 방지 등에 동일한 최소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을 위해 결제와 메인넷 간 연계를 포함한 후속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큰화 범위를 MMF와 비상장주식 등으로 확대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스테이블코인 연계가 3단계로 밀렸고 멀티체인 구조도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메인넷과 결제수단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인프라 전략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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