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달러 대미투자 시동…‘15% 관세 상한’ 美 후속조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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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9월 07일, 오후 05:0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정부가 국회에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 협상 진행 상황을 보고하면서 한미 관세협상에서 약속한 대미투자가 구체적인 사업 이행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유력하지만 한국은 지난해 관세협상에서 확보한 관세 관련 안전장치도 미국의 후속 조치를 통해 실제 적용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열린 현대차-포스코 루이지애나 스틸 기공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열린 현대차-포스코 루이지애나 스틸 기공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산업통상부는 7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당정협의회를 열고 대미투자 협상 내용을 설명했다. 산업부 협상 실무자들은 엔시날 프로젝트 투자계획과 실제 투자를 집행할 특수목적법인(I-SPV) 운영계약안 등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미투자특별법에 따라 정부는 협상 체결에 앞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해야 한다. 정부는 이날 보고를 시작으로 국회 절차를 거쳐 이달 중 대미투자 협상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엔시날 프로젝트는 텍사스주 엔시날에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전체 설비용량은 6.3GW로 원전 약 6기에 해당한다. 사업비는 당초 168억달러 수준에서 증액돼 현재 223억달러 수준으로 협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최대 250억달러까지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가 당초보다 크게 늘어난 만큼 사업성이 주요 쟁점이다. 한미 양국은 사업비뿐 아니라 투자 이후 발생하는 수익의 배분 방식 등을 놓고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투자특별법 역시 투자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어 실제 투자 규모와 수익성, 위험 분담 구조 등이 향후 국회 논의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엔시날 프로젝트가 확정되면 한미 관세협상에서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가 실제 사업 단위로 넘어가는 첫 사례가 된다. 반면 한국이 투자 약속과 함께 확보했다고 보는 관세 관련 안전장치는 이제 미국의 후속 조치를 통해 검증을 앞두고 있다.

당장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진행 중인 과잉생산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가 변수다. 미국은 강제노동 생산품 수입금지 제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기존 관세와 합쳐 총 1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여기에 301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정부는 추가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한국산 제품에 적용되는 최종 관세율이 지난해 한미 협상에서 공유한 15% 수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달 미국 방문 뒤 “지난해 이야기했던 15% 상한선에 대해 상호 간 이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고 계속 챙겨갈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당시 301조 조사 결과가 9월 초께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 미국의 최종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조사 결과에 따른 추가 관세가 실제 부과될 경우 기존 관세를 포함한 최종 세율이 15% 상한선 안에서 결정되는지가 한미 관세협상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관세도 남은 변수다. 미국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반도체 관세를 검토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여부와 관세를 연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기업에는 관세 부담을 낮추고 해외 생산 제품에는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의 ‘표적화되고 신중한 관세 정책’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측은 한국에도 반도체 투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날 당정협의에서 보고된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협상에서는 미국이 반도체에 품목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이 주요 경쟁국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받는다는 원칙도 논의됐다. 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에 대해서는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겠다고 미국이 이미 얘기한 적이 있고 그 정신 하에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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