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폴트옵션 3년, 기금형 퇴직연금의 성공 조건' 간담회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권오석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인 남재우 한국연금학회장은 “안정형 비중이 높은 문제는, 원리금 보장 상품이 디폴트옵션의 적격 상품으로 포함된 것에서부터 출발했다”며 “원리금 보장이 일부만 포함된 실적 배당형 포트폴리오부터 안정형 상품이 출발해야 한다. 현재 안정형 상품이라고 부르는 건 예금 상품이지 투자 상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령 디폴트옵션에 진입한 근로자의 위험 성향이 ‘중위험’으로 파악됐다면, 그 성향 안에서는 근로자에게 또다시 복잡한 선택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업자가 각 위험 성향별로 가장 대표적인 상품을 하나만 제시하고, 자신의 역량과 책임하에 이를 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근로자의 선택 부담을 줄이는 디폴트옵션 본연의 취지를 제한적으로나마 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법적·운용 책임을 우선 명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상철 한국경영자총협회 본부장은 “(현행 디폴트옵션은) 사전에 특정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인데 이렇게 설계된 건 애초 금융소비자보호 원칙이라는 배경과 연결이 돼 있다. 이를 감안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입자의 위험 성향이나 투자 목적 등에 대해서 충분한 확인 없이,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는 가입자들의 자산을 실적 배당형 상품에 자동 편입하는 데 대해서는 법적인 위험성이 분명히 있다”고 경고했다. 즉 의사표시가 없는 가입자의 자산을 실적 배당형에 자동 편입할 경우, 손실 발생에 따른 법적 위험 및 책임 소재 정리 체계를 선행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물론 안정형 디폴트옵션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으나, 그 자금이 디폴트옵션 내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이동한 비중은 6.2%에 불과하다는 데이터도 제시됐다. 영주 닐슨 성균관대 교수는 “안정형 상품에서 1조 4891억원이 순유출됐는데, 이중 실적 배당형으로 흐른 자금은 921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조 3970억원 자금의 행선지는 특정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영주 닐슨 교수는 “좋은 상품을 갖추는 일과 자금이 그곳에 닿는 일은 별개의 일이다. 좋은 디폴트옵션을 만드는 이유는 가입자가 그 안에 남아 있게 하기 위해서다”라며 “가입자가 어떻게 선택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 측에서는 남성욱 고용노동부 퇴직연금복지과장이 참석해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만든 게 현행 디폴트옵션 체계”라면서도 “수익률을 위해서 조금 누르고 갈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전제가 돼야 개편이 될 수 있는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