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주 수세인트마리에 사는 대학생 메건 비숍은 최근 룸메이트들과 함께 모은 175개의 에코백을 버렸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우리가 인간이니까 실수하게 된다. 매번 가방을 잊고 다시 구매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비숍의 말처럼, 많은 소비자가 가방을 가져오는 것을 잊고 또 다른 가방을 구매하는 상황을 겪고 있다.
2022년 말 캐나다 정부는 물건을 담을 때 제공되는 일회용 비닐봉지에 대한 금지령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규제가 오히려 에코백의 사용을 증가시켰다. 문제는 이 가방들이 제대로 재사용되지 않고 매립지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에코백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여러 번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가 가방을 사용하지 않거나 세척하지 않고 버리기 때문에 그 효과가 상실되고 있다.
환경론자들은 소매업체들이 고객들이 원치 않는 가방을 반환하거나 세척 후 재사용 가능한 에코백을 픽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매업체들은 에코백 판매로 얻는 수익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프로그램 도입에 소극적이다.
미국의 'GOATOTE'라는 회사는 재사용할 수 있는 가방의 순환형 프로그램을 몇몇 대형 소매업체와 함께 시범 운영했지만, 이 프로그램은 아직 영구적인 형태로 자리 잡지 못했다.
캐나다의 대형 식료품점들은 다양한 에코백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 가방들은 보통 33~35센트(약 300원~350원)에서 시작된다. 어떤 온라인 공급업체는 가방당 7센트(약 700원)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월마트는 자사의 인기 있는 파란색 에코백이 수익 창출 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수많은 에코백을 구매하게 된다.
일부 환경 운동가들은 대형 소매업체들이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정부가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소매업체들은 에코백에서 얻는 수익이 너무 커서 순환 프로그램에 투자할 동기를 가지지 않는다"라고 강조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최근 소매업체가 에코백에 대해 최소 2달러(약 2천 원)를 청구하도록 의무화했지만, 이는 단순히 수익 창출을 위한 규제에 그칠 뿐, 지속 가능한 순환 시스템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캐나다 환경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에코백 사용으로의 전환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가방은 지역의 식품 은행이나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는 점도 안내하고 있다.
캐나다는 에코백을 쌓아두고 고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식료품을 구매할 때마다 가방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으며, 기업과 정부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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