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노벨위원회 유튜브 계정에는 한강이 위원회 측과 나눈 7분 가량의 영어 인터뷰가 공개됐다.
그는 이날이 일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한 '보통 날'이었다면서 차분하게 소감을 풀어놨다. 한강은 "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내 친구 작가들에게도 좋은 일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다음은 한강과 노벨위원회 간 일문일답.
-지금 기분이 어떤가.
▶정말 놀랐다. 매우 영광스럽다.
-수상 소식은 어떻게 알게 됐나.
▶누군가 내게 전화해서 이 소식에 대해 말해줬다. 나는 그때 아들과 막 저녁 식사를 끝냈었다. 한국 시간으로는 오후 8시께였다. 나는 정말 놀랐다.
-현재 서울 자택에 있나.
▶그렇다. 지금 서울 집에 있다.
-오늘 무엇을 하며 보냈나.
▶오늘은 일을 하지 않는 날이었다. 책을 조금 읽고 산책을 했다. 편안한 하루(easy day)였다.
-아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아들도 놀랐다. 다만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당신에게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영광스럽다. (노벨위원회의) 지지에 매우 감사한다.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어떤 기분인가.
▶나는 책과 함께 성장했다. 번역서만이 아니라 한국어로 된 책들을 읽으며 자랐고 내가 느끼기에 나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이를 이끌어나가는 내 친구 작가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길 바란다.
-문학적 배경에서 자랐다고 했다. 어떤 작가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영감의 원천을 줬나.
▶어릴 적 옛 작가들은 집단적 존재였다. 그들은 삶에서 의미를 찾고 때로는 길을 잃었다. 때로는 굳은 의지(결연)를 보였다. 모든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나의 영감이었다. 그래서 내게 영감이 된 이름을 하나를 짚어서 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스웨덴 작가(아동문학)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영감을 준 작가였다고 말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아, 나는 어렸을 때 그의 책 '사자왕 형제의 모험'(The Brothers Lionheart)을 정말 좋아했다. 그러나 내 어린 시절에 영감을 준 유일한 작가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래도) 그 책은 인간과 삶, 죽음에 관한 나의 질문들과 연관을 시킬 수 있었다.
-한강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것부터 시작하라고 제안하고 싶나.
▶모든 작가들은 본인의 가장 최근 작품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가장 최신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를 시작으로 얘기하고 싶다. (이외에) 내게는 자전적 작품인 '흰'도 추천한다. 또 '채식주의자'가 있다.
-대중에게는 '채식주의자'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나는 그 작품을 3년 동안 썼다. 그땐 어떤 이유에서인지 내게 꽤 힘든 시간이었다.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미지, 그리고 작품 속 이미지들을 찾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노벨상 수상을 어떻게 축하할 것인가.
▶차를 마시려고 한다. 나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오늘 밤 조용히 축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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