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겨우내 시리아 완충지대에 군 주둔 명령…국제사회 철군 촉구(상보)

해외

뉴스1,

2024년 12월 14일, 오후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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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시리아에서 반군이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린 틈을 타 시리아 영토로 진군하고 있다. 시리아의 불안정을 이용해 골란고원 등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국제사회는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군대에 겨울 배치의 혹독한 조건에 대비하라고 명령했다. 그는 성명에서 "시리아 사태로 인해 헤르몬산 정상에 대한 우리의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이 안보상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며칠 동안 시리아에 480회 이상의 공습을 가했다.

시리아 매체 사우트 알아시마는 10일 이스라엘군이 헤르몬산 정상을 넘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약 25㎞ 떨어진 베카셈까지 진군했다고 보도했다.

이 마을은 골란고원 북부 헤르몬산 기슭에 있다. 알자지라 역시 이스라엘군이 시리아 국경 철조망을 넘어 헤르몬산 정상 지역을 점령했다고 전했다. 헤르몬산은 이스라엘·시리아·레바논 접경지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스라엘과 시리아는 골란고원을 두고 네 차례 전쟁을 벌였고, 현재 골란고원 3분의 2는 이스라엘이, 나머지는 시리아가 차지하고 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시리아가 골란고원을 차지할 경우 시리아의 우방 세력이자 자국의 적대 세력인 이란 등에서 군대와 미사일을 배치할 것을 우려하며 골란고원 수호에 사활을 걸어 왔다.

예루살렘 전략안보연구소(JISS)의 에프라임 인바르 소장은 CNN에 "이곳은 레바논, 시리아,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며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산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헤르몬산 점령이 일시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부의 불안정을 이용해 영토를 빼앗으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인 대니 대넌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군이 몇몇 지점에 일시적으로 배치됐다"며 "시민들에게 더 이상의 위협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도 아사드 정권 붕괴로 이스라엘 국경에 안보 공백이 생겼다면서 "이번 배치는 1974년 협정을 준수하는 군대가 파견되고 국경의 안보가 보장될 때까지 일시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랍연맹(AL)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부 상황의 발전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움직임은 유동성과 공백 상태를 악용해 더 많은 시리아 영토를 점령하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유엔휴전감시군(UNDOF)은 1974년 시리아와 이스라엘 간에 체결된 휴전 협정을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이 이번에 협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최근의 광범위한 침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시리아의 여러 지역에 대한 수백 건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시리아 전역의 모든 전선에서 긴급한 긴장 완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스라엘의 완충지대 병력 배치가 일시적이어야 한다면서도 "근거가 있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국가안보연구소의 시리아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인 카르밋 발렌시는 이코노미스트에 "이스라엘에는 지금 시리아에서 위협보다 더 많은 기회가 있다"며 "아사드가 사라지고 이란이 더 이상 시리아에서 강력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새로운 세력과 외교를 통해 안보를 확보할 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