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롄거 전 중국은행 당위원회 서기 겸 회장. (사진=엑스 갈무리)
사형의 집행유예는 집행을 2년간 유예한 뒤 수형 태도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는 중국 특유의 사법 제도다.
1961년생인 류 전 회장은 지린성 출신으로 인민은행에서 약 20년간 근무했고 중국 수출입은행 부행장과 행장, 중국은행장을 거쳐 2019년부터 중국은행 이사회 회장 겸 당위원회 서기로 승승장구한 인물이다. 그런데 비리 관련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서 지난해 3월 낙마해 했다.
지난달 열린 1심 재판에서는 류 전 회장이 2010∼2023년 중국수출입은행과 중국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에서 재직하면서 1억2천100만위안(약 223억원)의 뇌물을 받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 33억2천만위안(약 6천386억원)을 대출해 1억9천70만위안(약 367억원) 이상의 원금손실을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류 전 회장은 재임 기간 밤늦게 여성 직원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내 ‘진심을 담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총 네 번 결혼했는데, SCMP는 류 전 회장이 결혼을 반복할 때마다 아내가 ‘더 젊어지고 더 아름다워졌다’고 전했다. 류 전 회장의 마지막 결혼 상대는 아들의 전 여자친구였다고 한다.
SCMP에 따르면, 류 전 회장은 아들이 여자친구를 가족에게 소개하자 “우리 가문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두 사람은 헤어졌는데, 이별 6개월 뒤 류 전 회장의 아들은 자신의 전 여자친구아 아버지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류 전 회장은 이 사건 이후 우울증에 빠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며느리 양귀비를 황후로 맞아들인 당 현종의 사례를 언급하며 “류 전 회장은 역사에서 영감을 얻었나 보다”라고 꼬집으며 “그의 네 번째 부인은 ‘아들’과 화해할 수 있을까”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