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인신매매 후 출산?…이 나라 전 대통령도 체포영장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월 18일, 오전 11:10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볼리비아에선 전직 대통령이 미성년자를 인신매매해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혐의로 체포될 상황에 놓였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볼리비아 현지 법원은 지난 2006~2019년까지 총 3차례 집권한 에보 모랄레스(65) 전 대통령에 대해 미성년자 인신매매 및 성착취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볼리비아 타리하 지방법원의 넬손 로카바도 판사는 “검찰의 예방적(예비적) 구금 명령 청구 사건 심문에 지속해서 출석하지 않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으로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로카바도 판사는 또 피의자의 금융계좌 동결 및 자산 흐름 추적 등도 명령했다.

사진 이데일리 DB
AP통신에 따르면 모랄레스는 대통령으로 재직 시절인 2016년 15세였던 당시 미성년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볼리비아 법에 따라 강간죄에 해당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당사자의 뜻과는 관계없이 이뤄진 성관계에 의한 것으로, 검찰은 피해자 부모가 정치적 이유로 자기 딸을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어머니라고 밝힌 한 중년여성은 이날 법원 밖에서 “에보 모랄레스 학대자, 소녀는 건드리지 말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로카바도 판사는 “모랄레스 (주거지 등) 수색과 체포에 대한 영장명령을 내렸다”고 피해자가 살고 있는 타리하 남부지역에서 열린 심리 후 말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검사인 산드라 구티에레스는 “대통령이 법정에 출두하지 않음으로써 (체포해) 범죄를 저질렀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이러한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동맹이었다가 정치적 라이벌이 된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자신을 모함하기 위해 벌인 일로, 자신은 ‘희생자’라고 주장하며 법정 출두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볼리비아 중부의 코카인 재배지 연합본부인 ‘차파례’에 운둔하고 있으며, 체포를 피하기 위해 3개의 보안 저지선을 설치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사건은 오는 8월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볼리비아 여당의 통제권을 놓고 모랄레스측과 현 대통령인 루이스 아르세 사이의 치열한 정치적 싸움의 중심부에서 발생했다. 이미 3번의 대통령을 지낸 모랄레스는 대통령직 출마 횟수 제한으로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재집권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현직 아르세 대통령은 모랄레스의 최측근이었으나, 권력 다툼으로 현재는 정적이 된 상황이다.

다만 그는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으로 농촌 주민들과 원주민의 강력한 지지를 여전히 받고 있으며 지지자들이 도보행진과 도로 점검 등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어 현지 검찰이 그를 체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AP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