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인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나와 신비감을 더했다. ( 사진=AFP 연합뉴스)
그러나 모자의 챙이 넓은 탓에 눈가를 덮어 그의 눈빛을 읽을 수 없었고, 체형에 딱 맞춘 더블 버튼 코트의 단추를 빠짐없이 채워 입은 점 등은 ‘갑옷’을 연상케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멜라니아가 미국식 패션 갑옷을 입고 워싱턴으로 돌아왔다”며 “마치 마피아 미망인이나 이름 없는 종교 집단의 고위 성직자 같은 인상을 풍겼고, 거기에는 약간의 ‘마이 페어 레이디’(오드리 헵번 주연 영화) 같은 느낌도 있었다”고 전했다.
CNN은 “멜라니아 여사의 모자는 깔끔한 밀리터리 스타일의 앙상블에 절제된 화려함을 더했다”면서도 멜라니아 여사의 어두운 의상으로 인해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며 “(남편의)두 번째 임기에 대한 열정은 거의 보이지 않는 듯했다”고 평했다.
패션지 보그 등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의 이날 의상은 미국의 신진 디자이너 애덤 리페스(Adam Lippes)가 디자인한 것이다. 여사가 쓴 모자는 미국 디자이너 에릭 자비츠(Eric Javits)의 제품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 시간) 멜라니아 여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EPA 연합뉴스)
또 “리페스를 선택한 것은 멜라니아 트럼프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패션 커뮤니티에 계속 관여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취임식에서 멜라니아 여사가 입은 하늘색 정장은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제품이었다. 당시 여사는 모자 없이 옅은 하늘색 장갑과 구두로 밝은 분위기를 풍겼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은 “멜라니아 여사가 ‘애국주의’와 ‘글로벌리즘’을 동시에 암시하는 의상을 차려입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이번 취임식 패션에 대해 CNN의 전 백악관 특파원은 “대중적 페르소나가 등장했지만 멜라니아는 여전히 사생활을 갈망했다”며 “그것이 그의 의상에 잘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긴 소매와 잘록한 허리, 단단한 어깨, 긴 밑단 등 갑옷을 입은 것처럼 느껴졌다”며 “지난 4년간 정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는 짙은 녹색 투피스와 같은 색 베레모 차림으로 중후한 분위기를 자아내 눈길을 끌었으며, 백악관의 2인자 JD 밴스 부통령의 배우자 우샤 여사는 연분홍 코트에 올림머리 스타일로 단정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