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협상 나와라"…트럼프, 푸틴 압박 발언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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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월 22일, 오후 06:5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했다. 친푸틴 성향인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자지구 휴전 압박이 성공을 거둔 데 힘을 받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신속한 종전을 위한 협상용 전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인공지능 인프라에 관한 연설을 한 뒤 서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거부한다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제재 방안은 밝히지 않았지만 “언제든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별로 많은 일을 하지 않았다”며 “나는 ‘당신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지 여부를 묻는 말에는 “살펴볼 것”이라며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에 더 큰 비용(방위비)을 지불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출을 균등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인 20일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대한 빨리 종식하려 노력할 것이고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면서 “그는 합의를 해야한다. 그가 합의하지 않아 러시아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발언을 내는 건 이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 대해 했던 언급 중 가장 비판적”이라고 평가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 없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에 대한 압박 전술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1기 행정부 시절 예측하기 어려운 행보로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 원하는 바를 관철하는 협상 스타일을 구사했다. 2기 행정부 들어서도 미국 우선주의로 무장해 협상 압박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말한 것은 자신의 대인관계 ‘거래의 기술’이 외교적 길을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 호락호락 넘어갈 태세는 아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당일 “러시아와의 직접 접촉을 복원할 준비가 된 미국 대통령을 환영한다”면서도 21일에는 시 주석과 화상 회담을 가졌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합의해 둔 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중국과 동맹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 트럼프 대통령에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