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불확실성에 ‘면세창고’ 활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4월 02일, 오후 07:06

2월 3일,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항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불확실한 관세정책의 여파를 피하고자 ‘외국자유무역지대’(FTZ, Foreign Trade Zone)에 선적하려는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제프리 타펠 전국외국무역지대협회 회장은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FTZ를 감독하는 기관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문의가 2~4배 정도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는 “무역 및 관세에 대한 지속적이고 전례없는 행정명령이 FTZ에 대한 관심을 엄청나게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FTZ는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관할 구역 밖으로 간주되는 미국 입국항구 내 또는 인근에 위치한 일종의 ‘면세 창고’다. FTZ는 1930년대 대공항 시기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1934년 외국무역지구법(FTZ법)을 제정하면서 도입됐다. 규제 부담이 적은 구역을 만들어 물품을 가공할 수 있게 하면서 기업들이 미국 본토에서 더 쉽게 제품을 조립·가공·보관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외국에서 FTZ로 반입된 물품은 FTZ를 떠나 미국 내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미국 세관 절차나 관세 납부의 대상이 되지 않으며, 이 특별한 지위 덕분에 기업들은 관세나 연방소비세의 즉각적인 부과없이 물품의 보관, 조립, 제조, 가공 등의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주(州) 정부와 항만당국 등 기관이 감독하는 FTZ는 261개이며 BMW와 에어버스, DHL 등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이러한 구역에서 제조 허가를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물류그룹 임원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사이트에 대한 승인을 받는데 6~9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상당한 수요 증가를 경험하고 있으며 매주 고객으로부터 최대 12통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FTZ에서는 부품을 무관세로 외국에서 들여오고 미국 FTZ에서 조립한 뒤 다시 해외로 수출할 경우,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만약 기업들이 여러 부품을 FTZ 안에서 조립하면 완성품에 대해서만 미국시장으로 반입할 때에만 관세를 납부하면 된다.
미국 FTZ의 운영자, 사용자, 관계기관을 대표하는 미국자유무역지대협회에 따르면 FTZ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배경에는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위협에 대응하는 동시에, 이같은 관세가 다시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전부터 다양한 관세 위협을 제기했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연기하고 철회해왔다.

물류기업 임원은 지난 1기 행정부까지만 하더라도 FTZ에 대한 관심이 제한적이었으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관세정책을 더욱 신속하게 진행되면서 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이제 자동차부품, 의약품, 에어컨 장치 등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상품을 비축하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타펠 회장은 FTZ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질 지는 새로운 관세가 어떻게 시행될지와 FTZ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5월 조지아에서 열린 연례 봄세미나는 역대 최대인원이 모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물류 업계 임원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유무역지대(FTZ)에서 제조 인가를 받을 수 있는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DHL은 물류그룹이 승인된 창고 수를 늘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