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친환경 아이콘 아냐”…테슬라, 기존 고객마저 등돌려

해외

이데일리,

2025년 4월 03일, 오전 11:3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테슬라의 고객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3일 테슬라의 성장을 지지했던 친(親)환경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전기자동차는 탈(脫)탄소·기후변화 대응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이에 ‘전기차를 통한 탈탄소 실현’을 지지하는 환경론자들은 테슬라의 큰 고객층으로 자리매김했고, 테슬라의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화석연료를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급부상하자 이에 실망한 기존 고객들이 테슬라를 외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환경론자 등은 테슬라를 열렬히 지지했던 만큼 반발도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지지 기반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미국에서 머스크 CEO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닛케이는 “현실화하더라도 고객 신뢰를 잃어버린 충격은 클 것”이라고 짚었다.

전기차 도입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던 유럽에서 테슬라 불매 운동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에서도 고객 이탈이 확인된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올해 1분기(1~3월) 테슬라 신차 등록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 독일(-36.7%), 프랑스(-41.1%), 스웨덴(-55.3%), 노르웨이(-12.5%), 덴마크-55.3%), 네덜란드(-49.7%), 스페인(-11.8%), 포르투갈(-25.7%), 이탈리아(-6.8%) 등으로 집계됐다.

유럽 판매량은 올해 1~2월 전년 동기대비 40% 감소해 중국(-30%), 미국(-10%)을 웃돌았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테슬라의 유럽 판매 비중은 20%를 차지한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40%, 30%로 조사됐다.

테슬라가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차량 인도량도 33만 6681대로 전년 동기대비 13% 줄었다.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39만 6960대를 크게 밑돌았다.

테슬라 고객 이탈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머스크 CEO의 행보에 실망한 기존 고객들이 테슬라 주식을 처분하기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34% 하락했다.

마이클 린이라는 투자자는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테슬라를 지지했지만, 머스크 CEO가 (최근) 보이는 행동은 민주주의에 반한다”며 “그는 정부를 사유화하고 자신의 부를 늘리는 것만 생각한다”고 강력 비판했다.

차량도 상황은 비슷하다. 시장조사업체 에드먼즈에 따르면 미국 내 테슬라 차량의 중고차 매각 건수는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드먼즈의 조사 책임자인 제시카 골드웰은 “테슬라를 하나의 ‘상징적인 브랜드’로 생각했던 초기 구매자(얼리 어답터)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한때 약 20%에 달했던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현재 약 10% 수준으로 하락했다.

닛케이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정부에 합류하기 전부터 테슬라의 성장은 이미 둔화하고 있었다. 회사의 성장이 멈추면 머스크 CEO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것”이라며 “향후 인공지능(AI)이나 자율주행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 CEO는 정치적 논란을 멈추고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 운영과 정치 활동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