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亞증시부터 美선물까지, 주가 급락
이날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77% 하락한 3만4735.93으로 마감했다. 한때 3만4102선까지 밀리는 등 3만5000선이 붕괴됐다. 토요타자동차(-5.18%), 미쓰비시UFJ은행(-7.16%), 소니그룹(-4.82%), 히타치(-6.46%) 등 주요 대형주와 도쿄일렉트론(-3.68%), 어드반테스트(-4.52%) 등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와 상하이·선전 증시 대형주로 구성된 CSI300지수도 각각 전거래일 대비 0.24%, 0.59%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1.52%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홍콩 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5.00%), 징둥닷컴(-5.19%) 등 중국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낙폭이 컸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상이한 상호관세와 함께 중국발 800달러(약 117만원) 이하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여파로 풀이된다.
대만 주식시장은 어린이날을 맞아 휴장했다.
전날 미국 주요 주가 지수는 정규장에서 상승 마감했으나 상호관세 발표를 소화하면서 선물 시장에서 급락했다. 대형주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과 기술주 중심 나스닥 선물 모두 2~3%대 하락했다.
시간외 거래에서 중국을 주요 생산기지로 둔 애플 주가는 7% 넘게, 엔비디아, AMD와 같은 칩 제조업체들도 5%대 하락했다. 소매 가격 인상이 우려되면서 아마존, 월마트 등 대형 소매업체들이 시간외서 각각 6% 넘게 밀렸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나이키도 시간외서 7%대 하락했다.
지카이 첸 BNP파리바 자산운용 글로벌 신흥시장 주식 책임자는 “예상보다 더 나쁘다”면서 “좋게 포장해서 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올루 소노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뒤바꿀 것”이라면서 “상호관세가 장기간 유지되면 많은 국가들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침체 오나…수요 몰린 금·엔·장
달러를 제외한 안전자산들이 강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현물 가격도 온스당 3167달러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가격은 올 들어 20% 가까이 상승했다.
엔화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로 내려왔다. 그에 비해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보다 낮아진 102.76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달러화 가치가 내려간 것이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5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해 5개월래 최저치 수준인 4.04%까지 내려갔다. 국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도 0.12%포인트 하락한 1.3%를 기록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중국에 대한 상호 관세율은 34%로, 종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과한 보편관세 20%를 더하면 54%에 달한다. 그럼에도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949위안으로 전거래일 대비 30bp 상승하는 데 그쳐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도이체방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수석 외환 전략가는 “앞으로 주요 초점은 중국”이라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기다릴 것인가 혹은 위안화 평가 절하를 통해 충격을 덜어내려고 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날 상승 마감했던 국제 유가는 상호관세가 전 세계 경제에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로 하락 반전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타이 후이 아시아 수석 전략가는 “미국 경제는 관세로 인해 공급 측면에서 충격받아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 불확실성을 겪는 것으로 경제 성장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