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16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관세는 최소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증가를 일시적으로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또 “지금까지 발표된 관세 인상 수준은 예상보다 훨씬 높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이며, 이는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관세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 동시에 고용 시장 위협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안정적인 고용과 함께 물가 상승률을 2%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관세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는 진단으로 앞으로 “도전적 시나리오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당장 시행하지 않고 관망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당장 정책을 조정하기보다는 좀 더 명확한 지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작년 12월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내린 후 올해 두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월가에선 연준이 6월에 금리 인하를 재개하고 올해 최대 100bp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 금리 발표는 내달 8일 예정돼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연준 풋’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꺾이면서 투심은 흔들렸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다우 평균은 1.7%, S&P500 지수는 2.2%, 나스닥 지수는 3.0% 떨어졌다.
달러 가치도 하락 압력을 받아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를 비롯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77% 내린 99.38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 지수는 올해 누적 하락률이 8.5%로 확대돼 4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