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세계 무역성장률 하향 조정…3% 증가→0.2% 감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4월 17일, 오후 06:58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세계무역기구(WTO)가 글로벌 상품 무역에 대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WT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세계 상품 무역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침체를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사진=AFP)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WTO는 올해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이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 3.0% 증가와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새로운 전망치는 이번 주 초까지 시행된 관세 조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WTO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오는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도 매겼다. 한국 25%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상호관세도 지난 9일 시행됐으나 트럼프 대통령을 이들 국가와 협상을 위해 발효 13시간 만에 ‘90일 유예’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WTO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다시 전면 도입할 경우 상품 무역 증가율이 0.6%포인트 추가 감소하고, 이에 따른 파급 효과로 인해 0.8%포인트 추가 인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종합하면 총 1.5%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로, 2020년 이후 가장 가파른 교역 감소라고 WTO는 지적했다.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WT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상품 무역이 위축되면 이는 전반적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라면서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WTO는 양국 간 상품 거래가 81%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으며, 전자제품이 상호관세에서 면제를 받지 못했다면 양국 간 상품 거래가 91%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양국 간 디커플링으로 인해 지정학적 대립 구도에 따라 세계 경제가 두 개의 진영으로 분열된다면 그 여파는 매우 클 것”이라면서 “이런 시나리오에선 전 세계 GDP가 장기적으로 7%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