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대만 방문 당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AFP)
황 CEO의 중국 방문은 3개월 만이다. 지난 1월 황 CEO는 대만과 중국 엔비디아 지사를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1월 19일에는 베이징지사 행사에서 AI 주제로 연설을 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로 미국과 중국 무역 전쟁의 협상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지난 15일 장 마감 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문건을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저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 H20를 중국에 수출하려면 상무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재고 처리 등 비용 부담으로 인해 자체 회계연도 1분기(2월~4월)에 55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H20 칩은 미국 정부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최고급 사양의 AI 칩이었으나 이마저도 틀어막은 것이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는 AI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이게 된 셈”이라면서 “AI 컴퓨팅 분야에서 엔비디아 입지는 매우 강력해 하위 사양 칩조차도 수요가 넘쳐나지만 미중 무역전쟁에서 이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에서 H20 칩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번 수출 규제 강화를 엔비디아의 성장을 위협하는 요소로 판단하고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독려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호응하듯 엔비디아는 지난 14일 향후 4년간 파트너사들과 미국에서 최대 5000억 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AI 인프라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칩 제조뿐만 아니라 AI 슈퍼컴퓨터 등 AI를 개발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