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교황의 관 근처는 전통적으로 추기경, 주교, 사제 등 남성 성직자만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황청은 자넹그로스 수녀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랜 우정을 나눈 사이라는 점을 배려해 이례적으로 그의 접근을 제지하지 않았다.
자넹그로스 수녀는 바티칸뉴스와 짧은 인터뷰에서 교황의 어떤 점이 가장 그립냐는 질문에 ‘눈빛’이라며 “나에게 ‘계속 나아가라’고 말씀하시던 그 눈빛, 그리고 그가 준 도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분은 아버지 같고, 형제 같고, 친구 같았다”며 “모두가 그리워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조문하러 온 걸 보니 감동적”이라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5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장례 미사를 끝으로 마지막 길에 오른다. 이번 장례식은 전 세계에서 몰린 신자들과 시민들의 애도 속에 진행됐으며 교황의 소박한 생애와 정신을 그대로 반영했다.
교황청은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일반 조문을 허용했으며 이 기간 동안 약 25만 명의 시민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된 교황의 목관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교황청은 예상보다 몰린 인파에 대응해 조문 시간을 새벽까지 연장하는 유례없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관은 조문 마지막 날인 25일 오후 봉인 예식을 거쳐 장례 미사 준비를 마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길은 그가 생전 강조했던 ‘낮은 자리’와 ‘소박한 삶’의 철학을 그대로 따랐다. 역대 교황들과 달리 그의 관은 허리 높이 관대가 아닌 바닥 가까운 곳에 놓였고, 장례용 목관은 단 하나였다. 삼중관도, 장식도 거부했다. 묘비에는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 하나만이 새겨졌다.
교황의 관은 교황이 생전에 선택해 둔 안식처, 로마 시내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운구된다. 바티칸 외부에 교황의 시신이 안장되는 건 1903년 선종한 레오 13세 이후 처음이다. 이날 장례 미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정상이 총집결한 가운데 최대 25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