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두달내 中수출용 H20 저사양 버전 출시 계획"

해외

이데일리,

2025년 5월 09일, 오후 03:0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향후 두 달 내 중국 시장을 겨냥한 ‘H20’ 저사양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9일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엔비디아는 주요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업체 등 중국 고객사에 H20 저사양 버전을 7월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엔비디아의 H20 대중 수출을 금지했다. H20 칩은 지난 2022년 출시된 H100 칩의 저사양 버전으로, 그동안 미국 정부의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중국에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최고급 사양의 AI 칩이었다. 미 정부가 이마저도 틀어막자 이에 대응해 엔비디아가 다시 한번 사양을 낮춰 중국 수출용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H20 저사양 버전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AI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엔비디아는 핵심 시장 중 하나인 중국 내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다.
한 소식통은 엔비디아가 이와 관련해 새로운 기술 기준을 수립했으며 이에 따라 수정된 칩 설계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중국 수출용 AI 칩은 H20 대비 성능이 크게 저하됐으며, 특히 메모리 용량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소식통은 고객들이 모듈 구성을 수정해 칩의 성능 수준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2025회계연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엔비디아에 있어 4번째로 큰 시장이다. 중국 내 총 매출은 데이터센터, 자동차, 네트워킹을 포함해 약 170억달러(약 23조 7800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의 13%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임을 반영하듯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 당국이 H20 칩의 대중 수출을 금지한 직후 베이징을 방문했다. 황 CEO는 최근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도 중국의 AI 시장이 향후 2~3년 내 약 500억달러(약 69조 96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면서 “중국 시장에서 배제되는 것은 엄청난 손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