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이 열렸다.
1만1000여명의 러시아 병력은 붉은광장에 모여 행진을 진행했다. 러시아 군용 차량도 주변 도로를 주행하며 러시아의 국방력을 과시했다.
러시아의 안드레이 벨루소프 국방부 장관은 정장을 입고 1만1000명의 병력을 시찰하고 함께 전승절을 자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행진을 지켜봤다. 푸틴 대통령 바로 옆에는 시 주석이 앉아 돈독한 관계를 드러냈다. 시 주석을 비롯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총리, 등 남미와 유럽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이번 전승절 기념식에는 전세계에서 27개국 정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3개국에서 군부대를 보내 열병식에 참석했다. 작년 전승절 때는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쿠바, 기니비사우, 라오스 등 일부 정상만 왔는데 1년만에 행사 규모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를 방문한 정상 등을 위해 마련한 연회에서 “승자의 세대, 위대한 승리, 평화, 번영, 당신과 우리 친구들에게 건배를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국제사회 압박을 받는 가운데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강조하며 영향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러시아인들과 구소련의 많은 사람에게 5월 9일은 가장 신성한 날”이라면서 “푸틴은 소련의 승리를 얕잡아 보려는 서방의 시도에 화가 나 러시아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2차 세계대전의 기억을 이용하려고 노력했다”고 분석했다.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전승절 80주년을 기념해 열병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시 주석은 러시아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비판하는 등 반미 대응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우 전쟁 중재에 나서며 러시아와 대화하려는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더 돈독히 하려는 의도도 있다.
시 주석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회담에서 “현재 국제사회의 일방주의와 괴롭힘의 역류에 직면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세계에서 평등하고 질서 있고 다극적이며 포용적이고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함께 추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이번 (시 주석의) 방문은 양국 관계 발전에 강력한 추진력을 불어넣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공동으로 수호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세계 다극화 과정을 지지하며 일방주의, 무차별 제재와 블록 대결을 공동으로 반대하고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신시대 중·러 포괄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하기 위한 공동 성명에 서명했다. 또 세계 전략 안정, 국제법, 생물 보안, 투자 보호, 디지털 경제, 검역, 영화 협력 등 20여건의 양자 협력 문안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