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항공기·엔진 관세 부과 가능성 시사…EU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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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5월 11일, 오후 06:59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항공기, 제트엔진 및 부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를 조사를 시작했다. 민간 항공우주 산업을 겨냥한 새 관세 부과를 위한 것으로, 항공산업 경쟁국인 유럽연합(EU)을 타깃으로 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9일(현지시간) 관보를 통해 수입항공기, 제트엔진 및 부품에 대한 조사를 지난 1일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민간용 항공기와 제트엔진, 부품을 대상으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상무부는 “이번 조사는 해당 품목의 미국 내 수입이 소수 공급국에 집중돼 있다는 점과 그로 인한 위험, 외국 정부의 보조금 및 ‘약탈적 무역 관행’이 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추가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산업 보호’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및 부품에 관세를 이미 부과했다. 아울러 구리, 의약품, 반도체, 중형 및 대형 트럭 수입에 대한 조사도 시작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는 국가 비상 권한을 활용해 유럽 등 수십 개국에 관세를 부과했고, EU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 보잉 항공기를 포함한 미국산 항공기 수입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럽은 에어버스 항공사가 있는 만큼 항공산업을 둘러싼 새로운 무역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영국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 일환으로 영국 항공사가 보잉 항공기를 100억 달러어치 구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롤스로이스가 제작한 항공기 엔진과 부품은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