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서둘러 합의할 필요없다"…日, 관세협상 목표시점 7월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5월 11일, 오후 06:59

4월 1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미일 관세협상 체결 목표 시점을 7월로 잡았다고 아사히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2차 관세 협상 이후 주변에 “서둘러 합의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전했다고 한다. 이시바 총리는 미일 관세 협상과 관련해 최종적으로 자신이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직접 회담해 결착을 짓겠다는 구성을 하고 있다. 방미 시점은 미국이 상호관세를 유예한 90일 끝나는 7월 9일 전후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당초 이시바 총리는 6월 중순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후로 합의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속한 타결을 촉구한데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의 합의를 “G7에서 어필하고 싶어한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시바 정권 내에서는 시간이 지날 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한 미국 내 비난이 커지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응이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쪽으로 무게가 쏠렸다. 이에 따라 이시바 총리는 조기 타결보다는 미국의 대응을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참의원 선거도 고려됐다. 이 시점 협상이 이뤄진다면 성과로 내세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협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선거 이슈를 관세협상에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참의원 선거 투개표는 7월 20일로 예상되며 이 경우 선거 공고일은 같은 달 3일이 된다.

일본은 지난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미국 측과 2차 장관급 관세 협상을 했으며 3차 협상은 이달 중순 이후 열기로 합의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후지TV와의 인터뷰에서 7월 9일이라는 상호유예 만료기간에 대해 “하나의 기준일 뿐이라며, 기한이 온다고 해서 불리하더라도 타협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미국이 영국과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를 연간 10만대까지는 25%에서 10%로 내리기로 한 것과 관련해 “하나의 모델이지만 우리는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며 “10%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무역적자국’인 영국과 달리 일본은 무역흑자국이라며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일본은 미국에 대한 최대 투자국이다. 영국이 이러하니 일본도 그래야 한다는 식으로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총리는 “자동차를 위해서 농업을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쌀에 대해 “일본산 쌀 생산량을 늘릴 수 없다면, 수입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일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와 철강 등에 이어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한 조사를 항공기와 부품을 상대로도 지난 1일부터 개시한 조치가 항공 산업의 국제 분업체제에 속한 일본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일본 업체들은 대부분 보잉에 납품하는데,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이 날개와 기체 앞부분 등을 납품하는 보잉 787기종의 경우는 일본의 생산 분담률이 35%에 달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