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트럼프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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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5월 11일, 오후 03:23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연방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정부 공무원 감축에 제동을 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 법원은 미국 정부 직원 연맹(AFGE)과 비영리 단체, 샌프란시스코·시카고·볼티모어 등 6개 지방정부 등이 요청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국적인 해고 중단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항고했다.

수잔 일스턴 판사는 의회가 연방 정부의 대규모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 행정부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성부(DOGE)에 대해 ‘연방 정부 구조조정을 지시할 어떠한 법적 권한도 없다’고 밝혔다.

일스턴 판사는 42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대규모 해고 및 프로그램 폐쇄는 수많은 필수 공공 서비스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정부 조직을 대규모로 개편하려면 의회와 협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썼다. 그는 “대통령이 새로운 정책 우선순위를 추진하고, 연방 정부에 자신의 정치적 방향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연방 기관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려면 어떤 대통령이든 동등한 권력 기관이자 파트너인 의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폐쇄될 위기에 처한 부처들이 담당하는 서비스는 △홍수 피해 후 농민들에게 지급되는 재난 보조금 △사회보장 수급자의 대면 상담 △광산 작업장 안전 점검 △유치원 프로그램 지원 보조금 등이다. 지난달 초 트럼프 행정부가 보건복지부 공무원 1만명을 해고하면서 저소득층 가구 보조금 지급이 지연되고 총기 사고 통계 프로그램이 축소된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이번 가처분 인용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정부 규모를 축소하고 행정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에 타격을 입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 조치에 불복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건 사례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폭넓은 연합이 구성돼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YT는 “이번 판결은 연방 정부의 형태와 기능을 축소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든 소송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