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일은이 보유한 주식이 7월께면 제로(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은은 2002년 초반 장기불황과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위험에 노출되자, 은행들이 가진 주식을 직접 사들여 주가 하락 리스크를 덜어주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를 ‘금융안정화 조치’라고 한다.
이후 일은은 2016년 4월부터 10년에 걸쳐 이를 매각하는 출구전략을 추진해왔으며 당초 1조 3000억엔을 넘었던 잔고는 4월 말 기준 약 240억엔으로 축소됐다. 지난 1년간은 대체로 월 100억엔씩 감소해왔으며 이 속도라면 7월까지 처분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닛케이는 닛케이 평균 주가가 3만 1000엔까지 하락했던 4월 상순에도 주식 매각이 30억엔 줄었으며, 4월 한 달간 110억엔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닛케이는 일은이 직접 보유하고 있던 주식이 없어진 상황에서 다음에는 상장지수펀드(ETF) 처리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일은 총리는 ETF 매각 시점에 대해 “시간을 들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이 금융정책을 통해 이처럼 대규모 ETF를 보유하고 있는 사례는 어디에도 없으며 기업 지배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ETF를 대량매도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데다 연간 1조엔이 넘는 막대한 배당금 수입이 크게 줄어드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이 배당금은 금리 인상을 추진하는 재원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매각 규모를 너무 제한할 경우, 매각 완료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다. 닛케이는 은행으로부터 매입한 주식과 비슷한 속도로 처분할 경우 완전 매각까지는 200년 이상이 걸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