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에 영향미칠까…美, 창신메모리 추가제재 '고심'

해외

이데일리,

2025년 5월 16일, 오전 10:58

창신 메모리 테크놀로지스(CXMT) LPDDR5 DRAM./CXMT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메모리반도체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했지만 미중 무역협상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적용시점을 고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5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가 중국 메모리반도체 제조업체인 창신메모리(CXMT) 등을 미국 업체와 거래를 금지하는 수출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제재 리스트에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의 자회사와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YTMC의 자회사도 포함돼 있다.

SMIC와 YTMC는 이미 수출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상무부의 허가 없이 미국의 장비나 기술 등을 수입하지 못하고 있는데, 자회사들로 이런 조치를 확대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결정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일부에서는 지금 중국 주요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면 미중 무역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미중은 지난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무역협상을 통해 90일간 상호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국은 이 기간에 경제 및 통상 현안에 대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반면 대중 강경파들은 중국 반도체 기술에 대한 견제를 더는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바이든 정부에서 중국에 대해 발빠른 조치를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중 강경파들은 최근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CXMT를 제재 대상에 포함할 것을 오래 주장해왔다. CXMT는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CXMT가 투자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16년 처음 양산한 2세대 HBM 제품이지만, 중국의 놀라운 개발 속도를 볼 때 방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FT는 “미국 정치권은 그동안 중국이 미국 기업의 기술을 사들이는 일이 너무 쉬웠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며 “이는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이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지만 “중국은 미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고 수출 통제를 남용하고 중국을 악의적으로 봉쇄하고 억압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