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중국 푸단대학 연구진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1990년 400만명이었던 중국 내 치매 환자 수는 2021년 1700만명으로 세 배 넘게 급증했다. 전 세계 치매 환자 수가 같은 기간 두 배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치매 환자 증가세는 압도적이다.
현재 속도라면 2050년에는 중국 내 치매 환자 수가 1억 1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진은 “중국은 이미 고령화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겪고 있는데, 치매 환자 급증이 이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치매 환자 급증의 뚜렷한 단일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당뇨, 비만, 흡연 등 만성질환과 건강행태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중국 남성의 흡연율은 48%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당뇨와 비만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고령화만으로는 중국의 치매 환자 급증을 모두 설명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실제로 1990~2021년 중국의 치매 발병률 연평균 증가율은 0.68%로 세계 평균(0.06%)의 10배를 넘는다.
중국 정부도 치매 환자 급증에 비상이 걸렸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030년까지 치매 인지도 80%, 진료율 50% 달성을 목표로 국가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25년 간 치매 정책의 초점을 ‘치료’에서 ‘예방’으로 전환하고, 조기 진단·관리 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2050년 전 세계 치매 환자의 3분의 2가 중국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진은 “효과적인 예방과 조기 개입 없이는 중국의 치매 부담이 앞으로도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