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아시아, 유럽, 미국의 자산운용사·은행·연구기관 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14~15일 이틀 동안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의 대중 관세율 전망치(중앙값)는 1개월 뒤, 3개월 뒤, 6개월 뒤 모두 30%로 집계됐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90일 간의 유예기간 종료 이후에도 올해 말까지 30%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통해 최종 합의에 이르렀을 때 예상되는 관세율(중앙값)은 20%로 예측됐다. 지금보다는 낮아지겠지만, 단기간 내 완전히 철폐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이는 중앙값일뿐 전문가마다 최저 3%에서 최고 60%까지 다양한 수치가 제시됐다.
응답자 가운데 7명은 6개월 안에 30% 밑으로 관세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6명은 더 높은 관세율이 부과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이 느리게 진행되거나 합의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장의 불신을 반영한다”며 “양국이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기 전망이 엇갈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DNB은행의 켈리 첸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협상은 표면적 합의에 그칠 것으로 본다”며 “잠재적 합의 시한인 2026년 미국 중간선거 때까지 양국의 상대적 입장이 실질적으로 바뀌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30% 관세만으로도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대미 수출의 70%를 휩쓸 만큼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부과된 관세는 끝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 관세를 철폐하거나 완화한다면 핵심 지지층에게 ‘큰 양보’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추산에 따르면 트럼프 1기 때 부과된 관세율은 평균 약 12%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올해 글로벌 경제와 시장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중국 자산이 현재 수준에서 좁은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올해 말 1달러당 7.2위안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미중 무역 불확실성으로 중국 주식과 채권 시장도 제한적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불확실한 만큼, 시장에서는 조기 합의나 관세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의 선임 이머징마켓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길훌리는 “관세 관련 호재가 나오면 중국의 정책 완화 강도도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피해가 드러나고 경제가 둔화하면 결국 당국은 위안화 평가절하를 용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중 관세가 약 50% 수준에서 정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망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EFG자산운용의 샘 요킴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1기에서 이미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이 반복됐던 만큼, 이번에도 합의가 쉽게 이뤄질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며 “미국의 무역정책 방향에 따른 위험이 여전히 높다”고 경고했다.